시집 소개
왕십리를 생각할 때 마다 그 산동네 언저리에 피어 있는 백일홍을 떠올리게 된다. 재개발의 거대한 프로젝트 속에 섬처럼 갇혀 있는 잿빛 왕십리에 , 한 점의 원색으로 시인 박인섭은 아직도 그 산동네를 지키고 있다. 이 시집에 담기 시들은 결코 요란스럽지 않으며 현란하지 않고, 몇번을 우려낸 진한 뼛국물처럼 농밀한 삶이 그 안에 녹아 있다. 아침 저녁이면 낡아 버리는 이 속도와 일회용의 시대에 그의 시들은 느림과 따뜻함으로 차 있다.
작가후기
굼뜨게 살아왔다. 세월만 쌓아가면 뭐하랴싶어 서둘렀는데, 가슴만 뜨거우면 뭐하랴 싶기도 하고, 성한 발이 있으 면 뭐하랴 싶기도 하다. 홀로 삭정이 주워다 불지피고 쪼그리고 앉아 손과 가슴을 쬐어도 춥기만 하다. 여러 얼굴이 떠오른다. 물병자리나 황소자리쯤 가 계실 어머니가 뵙고 싶어진다. 첫 번째로 세상에 내는 것이라 자꾸 뒤돌아 봐진다. 아쉬우나마 세상에 자식 떠나보내듯 두려 움과 안타까운 심정으로 떠나보낸다. 이제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슬픔의 편린들일랑 모두 세상에 놓아주고, 그 때가 언제쯤인지 모 르지만 언젠가 진실로 아름다운 시, 가슴으로 앓고 살다가 좋은 사람에게 꺼내서 건네고 싶다. 언제나 묵묵히 내 옆자리를 지켜 준 사랑하는 아내에게!
2000년 겨울 박인섭
시인 소개
시인 박인섭은 1953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다.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 겨울호에 시 <어느 앉은뱅이 풀에 대하여>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현재 왕십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산동네 백일홍
제2부
국화를 배고 나서
제3부
개똥지바퀴
제4부
두고 온 땅
제5부
북산
발문
작가후기
책 정보
2000.12.29 출간 l 128x210mm, 무선제본 l 마이노리티시선9
정가 5,000원 | 쪽수 128쪽 | ISBN 89-86114-34-8
구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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