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어를 넘어 국제공통어를 세계화하려는 에스페란토의 시도는 어떻게 억압되어 왔는가?
국제패권어 영어를 넘어 인류 공통어의 창조는 가능할 것인가?
1887년 탄생 이후 소련, 독일, 중국, 일본, 조선, 대만 등 전 세계에서 에스페란토가 겪어온 유혈적 탄압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의 숨은 얼굴들을 드러낸다.
좌우파가 공유하고 있는, 자연어와 민족어에 대한 이 끈끈한 애착은 오늘날 국제패권어인 영어를 사실상의 국제공용어로 받들도록 만들었다. ‘언어적 공통되기 없이 공통된 인류의 형성이 불가능하다면, 언어적 공통되기의 노력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언어를 사용하는 모두 인류에게 물으며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
국제 공통어는 점점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만약 영어가 아니라면 대안은 에스페란토이다.
피델 카스트로
모든 국가는 각자의 언어를 가진다. 인류도 자신만의 언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에스페란토이다.
에스페란토(Esperanto)란 무엇인가?
에스페란토는 1887년에 폴란드의 안과 의사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Ludoviko Lazaro Zamenhof, 1859~1917) 박사가 창안한 국제 공용어이다.
에스페란토 창안의 배경
자멘호프는 유럽의 아홉 개 언어에서 공통점과 장점만을 뽑아내 예외와 불규칙이 없는 문법을 만들고, 외국어 습득에 가장 큰 장애물인 어휘 문제를 접두어와 접미어를 사용해 해결한 언어, 에스페란토를 창안했다. 에스페란토는 에스페란토 운동이 시작된 초기에 사용했던 자멘호프의 필명으로 ‘희망하는 사람’을 뜻하며, 후일 이 언어의 이름이 되었다.
에스페란토는 ‘1민족 2언어 원칙’에 입각해 같은 민족끼리는 모국어를, 다른 민족과의 교류에서는 ‘에스페란토’의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에스페란토 보급과 활용
중국, 바티칸, 폴란드, 오스트리아, 쿠바 등 11개국에서 단파 및 위성방송을 통해 매일 수차례씩 에스페란토 국제 방송을 하고 있다.
또 매년 유럽과 다른 지역을 번갈아 가면서 세계에스페란토대회가 개최되고 있는데, 언어와 인종이 다른 1천 5백~2천여 명의 사람들이 에스페란토로 다양한 주제에 관해 토론하면서 대안을 찾고 있다. 동시에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각 대륙별 대회와 국가 대회도 개최되고 있다. <세계에스페란토협회>의 기관지인 『에스페란토』를 비롯해 <세계무민족성협회>의 『무민족주의자』(Sennaciulo)를 비롯해 국가별 분야별로 소식지가 발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매년 10월 <한국 에스페란토협회> 주최로 한국에스페란토대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외국어대학교, 단국대학교, 원광대학교에서는 제2외국어 과목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간략한 소개
전 인류 보편의 자유로운 언어적 소통에 대한 꿈, 즉 보편어에 대한 이상은 매우 오래되었다. 고대 이집트의 왕에서부터 시작하여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같은 철학자들을 거쳐서 오늘날 국제공통어 에스페란토까지 이르는 길에서 인류는 ‘인류공통어’의 이상을 구상하고 실현해 왔다. 지구화 시대에 언어의 문제는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세계인과 소통하고, 사회에서는 다양한 인종의 이주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특히, 국제패권어인 영어를 배우기 위해 혀 수술 같은 외과적 신체통제까지 일삼는 한국 사회의 끔찍한 언어 교육 현실은 언어가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위험한 언어』는 국제공통어의 이상을 실현하고 인류의 평화를 도모하고자 폴란드의 라자로 자멘호프에 의해서 1887년에 창안된 에스페란토(Esperanto)의 100여 년의 역사를 객관적 소개와 명확한 문체, 그리고 풍부한 자료들에 근거해 서술한 역작이다.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패권어의 이상을 지향한 좌우파 세력으로부터 에스페란토는 억압받고 배제당하고 고립되었다. 『위험한 언어』는 이러한 에스페란토의 고난과 희망, 그리고 국제공통어 창조하고자 하는 인류의 도전을 기록한 역사서이다.
상세한 소개
전 인류의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인류 공통어의 이상
지구화 시대에 사람들은 인종, 민족,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 증가하는 해외여행 인구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주자 및 이민자들은 다양한 언어와 접촉하고 있다. 인류 보편의 언어적 소통에 대한 꿈, 즉 보편어 구상은 매우 오래되었다. 보편어에 대한 꿈은 고대 이집트 왕 프샤메틱이나 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 쩨파냐(Cefanja)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오래되었다. 중세 빙겐의 힐데가르트 수녀가 창안한 ‘무지한 자의 언어’(Lingua Ignota)도 보편어를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17세기에는 R. 데까르뜨, G. W. 라이프니츠, J. A. 코멘스키(코메니우스) 등의 철학자들이 전 인류적 소통을 위한 언어에 관해 숙고했다. 이들이 세계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언어인 ‘논리어’를 추구했고, 그 기획을 실현시키지는 못했지만 인류가 언어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공유하고 있었다. 보편어의 이상을 최초로 실현한 언어는 1879/80년에 만들어진 볼라퓌크였다. 하지만 이 언어는 난해함과 소통상의 장애라는 언어내적 원인과 1887년에 자멘호프에 의해 만들어져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한 에스페란토의 영향으로 일찍 소멸했다.
오늘날의 공용어는 이런 보편어의 이상과는 차이가 있다. 국가 내부에는 ‘표준어’가 ‘국내 공용어’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영어가 국제기구의 회의 및 상업적 거래에서 사용되며 ‘국제 공용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공용어는 국가와 기업 및 자본에 의해 강제된 언어, 즉 패권어로 점차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영어는 미국 중심의 자본화를 이루기 위한 주요 언어가 되고 있다. 오늘날 영어는 국제 경제에서 패권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달러’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파시즘의 시대에는 독일어가, 스탈린 시대에는 러시아어가,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어가,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스페인어가 패권어로서 사용되어 왔다. 이 언어들은 국제패권어 자리를 두고 영어와 헤게모니 다툼을 하며 ‘언어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수많은 지역어들, 소수어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 강대국의 패권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국제 정치질서 지형과 동일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인류가 소통할 수 있는 패권어가 아닌 언어는 없는 것일까? 언어전쟁이 아닌 인류의 평화를 도모할 공통어는 없는 것일까? 강대국들이 교차로 점령하며 전쟁을 일으킨 폴란드 지역에서 자란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Ludoviko Lazaro Zamenhof, 1859~1917)는 이러한 공통어를 실현하기 위해 에스페란토어를 창안하였다. 그는 전쟁을 중단시키고, 민족 ․ 국가 ․ 인종의 경계를 넘어 인류 사이의 소통이 이뤄지는 평화적인 방법을 에스페란토로 구현하였다. 하지만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패권어의 이상을 지향한 좌우파 세력으로부터 에스페란토는 억압받고 배제되고 고립되었다. 『위험한 언어』는 국제공통어의 이상을 실현하려 한 에스페란토의 고난과 희망을 기록한 역사서이다.
위험한 언어의 위험했던 역사
창안자로서 자멘호프의 권리 포기와 열정적인 지지자들의 헌신으로 빠르게 발전하던 에스페란토 운동은 곧바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초기 에스페란토 지지자들의 정치적인 활동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가마다 탄압의 이유는 달랐다.
서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들의 진보적, 좌파적 경향이 화를 불렀다. 노동자 에스페란티스토(esperantisto,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의 조직인 <세계무민족성협회>는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통합을 위해 에스페란토를 사용한다고 선언했다가 ‘위험한 공산주의자들’이라고 고발당했다. 다양한 국제 사회주의 단체들에서 에스페란토를 공용어로 채택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이 때문에 서유럽 정부들은 이 언어가 공산주의 사상을 확산시키고 또 각국의 불온한 인물들을 통합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인식하면서 이 언어와 또 이 언어의 사용자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에서는 각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중국에서는 자신들의 오랜 유토피아 사상(대동사상)과 잘 어울렸기 때문에 그리고 다민족 국가로서 현존하는 언어의 다양성이 중국의 근대화를 방해할 것이라는 이유로 환영받았다. 20세기 초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중국의 젊은 에스페란티스토들은 중국에 에스페란토를 전면적으로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일본의 중국침략과 이에 대한 투쟁과정에서 많은 좌파인사들이 에스페란토를 활용하면서 중국에서는 에스페란토가 상당기간 동안 민족해방을 위한 투쟁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조선의 상황도 중국과 비슷했다. 그러나 부패한 정부는 이들의 활동을 서유럽 국가들이 탄압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탄압했다.
일본에서는 메이지유신 후 일본의 좌파 지식인들은 일본 정부의 제국주의적 침략을 비판하는 선봉장이 되었다. 동시에 자국의 피지배 상태에 있던 중국과 조선의 청년들이 일본에 저항하는 이념적 토대를 제공하고 동시에 일본의 언어말살 정책에 맞서 에스페란토를 보급하면서 이들 피지배 민족의 청년들과 통일전선을 형성했다.
그러나 에스페란토와 에스페란토 운동에 대한 진정한 위험은 독일과 소련에서 발생했다. 히틀러의 나치 정부는 이 언어가 자신들이 혐오하는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자국의 정치적 상황을 인식한 독일 에스페란티스토들이 좀 더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활동하려고 노력했지만 나치는 에스페란토를 ‘유대인과 공산주의자들’의 언어라고 규정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에스페란티스토들을 가두고, 죽이고, 유배시켰다.
1917년 10월 러시아 혁명 후 소련에서는 에스페란토를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상호이해 수단’으로 해석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어머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러시아 대문호 막심 고리키는 ‘인민들의 단합된 희망은 인공어인 에스페란토를 자연스러운 언어로 만들 수 있으며, 문화 발전에 이 언어가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지했다. 소련공산당 역시 에스페란토가 노동자들의 국제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소련 혁명의 성공을 전파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적극 호응했다.
그러나 1928년 소련 내부의 계급투쟁이 격화되면서 에스페란토 운동의 조건도 급변하기 시작했다. 소련공산당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은 <소련 에스페란티스토동맹>과 <세계무민족성협회> 사이에 운동의 목표를 두고 이견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론이 제기된 후 10월 혁명의 성과를 세계에 알리고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 교양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던 에스페란토가 부패한 부르주아 사상의 침투 수단으로 그리고 부르주아 정권을 위한 간첩활동의 도구로 규정되었다.
수많은 공산당의 다른 정치적 반대자들과 함께 에스페란티스토들 역시 체포되고 수용소로 유배되었다. 이런 상황은 소련공산당의 영향력 아래 있던 주변 다른 국가들에도 그대로 영향을 끼쳤다.
국제패권어 영어를 넘어 인류 공통어의 창조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파시스트들은 세계어가 민족어를 무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하면서 에스페란토 사용을 금지하고 탄압했다.
국제주의적 이상을 에스페란토와 공유하는 좌파는 왜 에스페란토를 비판하고 탄압하였는가? 맑스는 인류가 보편어를 상상할 단계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레닌이나 그람시와 같은 고전 맑스주의자들은 인공어인 에스페란토가 아니라 승리한 사회주의 국가의 민족어가 세계어가 될 것으로 보았다. 집권한 스탈린은 민족어 러시아어를 사회주의 소련의 국가통일언어로 확립하기 위해 에스페란토를 억압했다.
좌우파가 공유하고 있는, 자연어와 민족어에 대한 이 끈끈한 애착은 오늘날 국제패권어인 영어를 사실상의 국제공용어로 받들도록 만들었다.
‘언어적 공통되기 없이 공통된 인류의 형성이 불가능하다면, 언어적 공통되기의 노력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언어를 사용하는 모두 인류에게 물으며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희망의 언어’ 에스페란토가 ‘위험한 언어’로 취급되는 역사적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수작!
『위험한 언어』는 1887년 탄생 이후 소련, 독일, 중국, 일본, 조선, 대만 등 전 세계에서 에스페란토가 겪어온 유혈적 탄압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의 숨은 얼굴들을 드러낸다. 지은이 울리히 린스는 사실에 대한 객관적 소개와 명확한 문체, 그리고 매우 풍부한 자료들에 근거해 전문 역사학자들부터도 커다란 주목을 받을 서술로 에스페란토의 역사를 복원한다. 『위험한 언어』는 2,000여 개가 넘는 주석, 지은이가, 에스페란토에 대한 고난을 직접 겪고 생존해 있는 사람들로 받은 사진과 자료가 삽입되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위험한 언어』는 에스페란토라는 주제를 뛰어 넘어 언어와 역사를 깊게 사유하게 하는 문학작품이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영어를 강제적으로 배우고 있는 모든 이들이 삶과 언어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저작이다. 한국에서 매년 10월 <한국 에스페란토협회> 주최로 한국에스페란토대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도 10월 26일(토), 27일(일)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다. 에스페란토를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지은이
울리히 린스 Ulrich Lins, 1943~
울리히 린스는 1943년 독일 본(Bonn)에서 태어났으며, 쾰른대학과 본대학에서 역사학, 정치학, 일본학을 공부했다. 1971~72년 도쿄대학 경제학과에 객원연구원으로 있었고, 일본의 민족주의에 대한 오오모토(大本)의 입장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오오모토의 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은 쾰른대학 철학과로부터 상을 받았고, 1976년에 『오오모토교와 일본의 초국가주의』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2007년에 일본어로도 출판되었다. 대학 졸업 후, 독일학술교류처에서 일하며 수년 간 독일과 아시아 각국 대학생들의 교환방문 업무를 담당했다. 이를 위해 1978~1983년과 1999~2003년까지 일본에서 거주했으며, 2008년에 현직에서 물러났다.
1958년에 에스페란토를 처음 접했고 그 후 에스페란토 운동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1964~69년까지 <세계에스페란토청년회> 임원이었으며, 1970~74년까지는 <세계에스페란토청년회> 기관지인 『접촉』(Kontakto)의 공동 편집자이었다. 1989~1995년까지는 <세계에스페란토협회>(UEA)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에스페란토의 전망』(Esperanto en perspektivo, 1974), 『독일과 일본 관계』의 독일어판(1977), 『독일의 역사와 현재』의 일본어판(1992)을 공동 편집했으며, 그 외에도 역사를 포함하여 다양한 주제의 논문을 독일어, 에스페란토 및 영어로 저술했다.
중국, 베트남 그리고 남북한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현재는 일본인 부인과 함께 본에서 살고 있으며, 딸과 아들이 한 명씩 있다.
옮긴이
최만원 Choi Man-Won, 1965~
중학교 3학년,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5·18 광주민중항쟁을 겪은 후 대학에서 세상을 보는 시각과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국제보조어 에스페란토를 접하게 되었고 이 언어를 통해 1991년 초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체제를 전환하던 시기에 현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후 국가사회주의의 몰락과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의 차이점을 고민하기 위해 여전히 "중공"(中共)이라불리던 중화인민공화국에 건너가 중국인민대학(中国人民大学) 중국공산당학과(中共党史系)에서 공부하며 박사논문으로 「대약진 운동의 기원―교육부문을 중심으로」를 썼다. 현재 전남대학, 조선대학에서 중국정치와 북한사회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사, 특히 초기의 당 건설과정과 코민테른과의 관계, 토지개혁, 대약진운동 등에 관심을 갖고 계속 공부하면서 중국 책 번역과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논문으로 「일제하 민족해방운동과 에스페란토운동」, 번역서로는 『정치학개론』(공역, 2008, 조선대학교출판부), 『마오쩌뚱 스탈린과 조선전쟁』(2010, 도서출판선인)이 있다.
책 속에서
『위험한 언어』 한국어판의 토대가 된 에스페란토판은 1988년 6월에 출판되었습니다. 원고가 완성되었을 때(1984~1985)는 결국 소련의 몰락까지 초래하게 된 동유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 이 책의 출판은 고난으로 가득한 에스페란토 운동의 역사에 대한 숨김없는 언급들이 처음으로 소련의 언론들에 등장한 시점과 때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 「한국어판 서문」
도시에서는 다양한 언어의 공존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행을 다른 어느 곳보다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 때문에 언어의 다양성이 모든 분야에서 인류를 분열시키고 적대적으로 나누어 버리는 유일한 또는 적어도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 「1장 새로운 언어에 대한 의심」
에스페란토는 파시즘의 시대에 무자비한 적들의 탄압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자신의 생명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에스페란토 운동은 자신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고 또 외부 세계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판단으로 파시즘을 극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2장 “유대인들과 공산주의자들의 언어”」
1920년 여름, 김억은 서울 YMCA에서 첫 번째 에스페란토 대중강습회를 지도했고, 그 결과 <조선 에스페란토협회>가 결성되었다. 그 이후 에스페란토는 빠르게 확산되었다. 한글로 발행되는 주요 신문에는 에스페란토 학습에 관한 광고가 자주 실렸고, 특히 천도교가 적지 않은 지원을 했다. ― 「3장 동아시아에서의 박해」
<소련 에스페란토협회>에 매우 제한된 활동의 자유만을 허용하는 이런 공식적인 불신은 계속될 것인가? 또는, 오직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국제어 사상의 승리를 위한 객관적인 조건들이 만들어질 것인가?”라는 선구자 포드카미네르의 명제가 언제 실현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미래사회가 답해야 할 것이다. ― 「4장 “쁘띠부르주아와 세계주의자들의 언어”」
최근 ‘의사소통의 권리’가 인권의 일부로 추가된 것은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 에스페란토의 존재는, 기술적으로 밀집되고 점점 더 이성화된 세계에서 인간들 사이의 더 나은 이해가 계속해서 ‘이상’으로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결론」
‘에스페란토 현상’, 즉 ‘에스페란토에 대한 박해는 어떤 다른 선전보다 분명하게 에스페란토의 생명력을 명해 주었으며, 에스페란토 운동의 지속성은 에스페란토가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특히 더 강하다’는 사실을 이해할수 있도록 해 준다. ― 「부록 : 위험한 언어에 대한 위험한 책」
국제공통어와 에스페란토에 대한 생각들
움베르토 에코
국제 공통어는 점점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만약 영어가 아니라면 대안은 에스페란토이다.
레프 톨스토이
에스페란토를 두 시간도 채 안 되게 공부했는데, 쓰기와 말하기까지는 아니어도 술술 읽을 수는 있었다.
피델 카스트로
모든 국가는 각자의 언어를 가진다. 인류도 자신만의 언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에스페란토이다.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인류는 과거 언젠가 공통어를 가졌었으며 상실했던 언어의 통일을 복구함으로써 전 세계적 형제애를 회복할 것이다.
칼 카우츠키
국제적 소통이 강화되면 될수록, 국제적 소통수단, 즉 국제어의 필요성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에스페란토”나 “볼라퓌크” 같은 유일한 국제어의 인공적 창안에 관한 환상들은 유토피아적이다. 미래 사회의 언어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니콜라이 부하린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공통어의 현실화는 인공적인 것이 아닌 다른 완벽한 방법을 통해 실현될 가능성이 99.9% 존재한다.
니콜라이 마르
통일적이고 보편적으로 표현 가능한 미래의 언어는, 계급과 민족 구분이 없는 통일된 인류의 피할 수 없는 요구이다.
세르게이 쿠즈네초프
러시아어는 국가의 통일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로서 선택되었을 뿐이다.
볼로디미르 소슈라
장래에 소련의 국가어가 되고 또 후일 세계어가 될 에스페란토를 우리 공화국에서 실제 생활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경덕
조선어를 사용하는 것이 큰 범죄 중 하나였던 시기에, 지식인들이 에스페란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사이토 히데카즈
일본어를 강요하지 않고, 식민지 민중들의 언어를 자유롭게 발전시키기 위해서, 식민지 국가들과 일본의 소통을 위해서는 에스페란토를 사용해야 한다.
목차
에스페란토(esperanto)란 무엇인가? 5
한국어판 서문 6
서문 8
단체 및 서적 약어표 15
1장 새로운 언어에 대한 의심 18
1.1. 자멘호프와 에스페란토의 기원 18
1.2. 제정 러시아의 검열 하에서의 산고(産苦) 25
1.3. 서유럽으로의 침투 32
1.4. 에스페란토의 사상적 측면 37
1.5. 독일제국에서의 에스페란토 45
1.6. “도둑의 언어” ― “부르주아지의 어리석은 짓” 52
1.7. <세계에스페란토협회>와 국제주의 58
1.8. 에스페란토를 위한 <국제연맹>에서의 투쟁 61
1.9. 수세적인 상황에 처한 부르주아들의 운동 69
1.10. 1920년대의 박해 78
2장 “유대인들과 공산주의자들의 언어” 92
2.1. 바이마르 공화국에서의 에스페란토 92
2.2. 새로운 적의 부상 97
2.3. “일체화” 101
2.4. 나치 에스페란티스토들 108
2.5. 금지(禁止)로 가는 여정 112
2.6. 에스페란토 ― 단순한 언어인가? 120
2.7. 점령당한 나라들에서 129
2.8. 나치의 방식을 좇아서 133
2.9. 중립적 운동을 위한 피의 교훈 143
3장 동아시아에서의 박해 155
3.1. 중국 155
3.2. 일본 163
3.3. 조선과 대만 181
4장 “쁘띠부르주아와 세계주의자들의 언어” 188
4.1. 소련에서 에스페란토의 발전 189
4.1.1. 혁명 후의 희망들 189
4.1.2. <소련 에스페란티스토동맹>과 <세계무민족성협회>의 설립 197
4.1.3. 다원주의와 통일 전선 203
4.1.4. 에스페란토를 통한 국제 교육사업 212
4.1.5. 서신교환 활동의 성공 217
4.1.6. 계급투쟁의 격화와 에스페란토의 “오용”(誤用) 226
4.1.7. <세계무민족성협회> 강령에 대한 논의 234
4.2. <세계무민족성협회>의 분열과 소련 에스페란토 운동의 붕괴 240
4.2.1. 지지와 의혹 사이에서 <소련 에스페란티스토동맹>의 활동 240
4.2.2. <세계무민족성협회>와 무민족주의 249
4.2.3. 노동자-에스페란토 운동의 분열 255
4.2.4. <프롤레타리아-에스페란티스토 인터내셔널>, <사회주의자-에스페란티스토 인터내셔널> 그리고 <세계무민족성협회> 264
4.2.5. 스탈린주의가 권력을 장악해가는 과정에서의 에스페란토 269
4.2.6. <소련 에스페란티스토동맹>과 <프롤레타리아-에스페란티스토 인터내셔널>의 소원해진 관계 281
4.2.7. 소련 에스페란티스토들의 침묵 290
4.2.8. 종착역을 향해가는 <프롤레타리아-에스페란티스토 인터내셔널> 296
4.3. 사회주의와 국제어 302
4.3.1. 만국공통어에 관한 초기 사회주의자들의 몽상 302
4.3.2. 맑스와 엥겔스에게 있어서 혁명 이전의 국제주의 문제 305
4.3.3. 카우츠키와 사회주의 사회에서 언어 통일의 길 309
4.3.4. 에스페란토에 대한 초기의 반응들과 그람시의 견해 314
4.3.5. 레닌과 민족문제 318
4.3.6. 스탈린, 마르 그리고 <소련 에스페란티스토동맹>의 실천 326
4.3.7. 맑스주의 언어학의 수립을 위해 332
4.3.8. 문화혁명과 스탈린의 변증법 337
4.3.9. 에스페란토화에 반대하는 스크리프닉 341
4.3.10. <언어학 전선>의 오판 345
4.3.11. 러시아어에 대한 토론 348
4.3.12. 스탈린의 편지와 “국제어에 대한 명제(命題)들” 353
4.3.13. 헛된 이론화 359
4.4. 소련에서 에스페란토가 실종된 이유들 364
4.4.1. 1937~1938년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 364
4.4.2. 대숙청 과정에서의 에스페란티스토들 376
4.4.3. 소련 애국주의로의 발전 384
4.4.4. 국제 서신교환의 성공과 한계 389
4.4.5. 서신교환의 최후 403
4.5. 2차 세계대전 후 414
4.5.1. 동유럽의 거대한 침묵 414
4.5.2. 마르에 반대한 스탈린 427
4.5.3. 현재 필요한 것들 438
4.5.4. 운동의 부활 448
4.5.5. 동유럽 : 발전 중의 문제들 467
4.5.6. 소련 : 희망과 의혹 사이에서 477
결론 498
부록 504
위험한 언어에 대한 위험한 책 505
에스페란토 관련 주요 연표 513
후주 518
1장 후주 518
2장 후주 531
3장 후주 543
4장 후주 548
결론 후주 609
부록 후주 610
옮긴이 후기 611
인명 찾아보기 613
용어 찾아보기 620
책 정보
2013.10.20 출간 l 174×220mm, 무선제본 l 카이로스총서27, Mens
정가 30,000원 | 쪽수 628쪽 | ISBN 978896195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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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미디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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