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김명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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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의 추억은 가슴 깊숙한 갈피에 고이 간직돼 있다. 정신없이 세상을 살아가다가 문득, 젊은 날의 사랑이 아픔으로, 슬픔으로 되살아날 때가 있다.

그 ‘옛사랑’이 ‘현재의 사랑’이면 안 되는가?

‘첫사랑’은 왜 추억이어야만 하는가?

 

김명환 시집 『첫사랑』을 통해 우리는 ‘변해가는’ 나와 ‘변하지 않는’ 나 사이의 고뇌와 절망과 부끄러움과 아픔을 만난다.

 

 

시집 소개

 

서평 / 김재형(생명평화운동가)

 

첫사랑, 깊은 부끄러움

 

1. 깊은 부끄러움

인간됨과 인간 아님을 나누는 경계와 같은 감정 중의 하나가 ‘부끄러움’이다. 옛날부터 어른들은 아이들을 꾸짖으면서 늘 마지막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하는 말로 끝내곤 했다.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은 인간의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을 강요할 경우에는 지배의 도구이기도 하다. 인류는 오랫동안 지배의 도구로 사용되는 ‘부끄러움의 강요’에 대해 저항해 왔다. 자유의 이름으로, 진보의 이름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

부끄러움은 지배자의 도덕인 넘어야 할 벽으로 인식되며, 꾸준히 그 영역은 좁혀져 왔다. 이제 우리 삶에서 부끄러움이 남아 있는 공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당연히 많은 시인들이 있지만, 부끄러움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시인은 많지 않다. 부끄러움은 시선을 외부로 향하는 감정이 아니다. 부끄러움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자신을 바라볼 때 피상적으로 봐서는 부끄러움의 감정에 도달할 수 없다. 부끄러움은 그 자체로 깊은 감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깊은’ 부끄러움이라는 말은 말의 과잉이다. 그러나 부끄러움의 본질적 의미가 상실된 시대에는, 부끄러움을 느낌 그대로 표현하고 싶으면 ‘깊은’이라는 수식어를 쓰지 않을 수 없다.

김명환을 아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시는 ‘어색한 휴식’일 것이다.

2000년 갈무리출판사 마이노리티시선의 시집 제목이 ‘어색한 휴식’이었고, 그 표제시이다.

 

   나는 오이에게 미안하다

   나이 스물이 되면서

   이 땅의 시인이려면

   민주화운동을 해야 하는 줄 알았다

 

   나는 고추에게 미안하다

   …

   나는 호박에게 미안하다

   …

   나는 토마토에게 미안하다

   …

   내게 휴식은 어색하다

   나이 마흔을 바라보며

   나는 어색한 휴식을 즐긴다.

   ― ‘어색한 휴식’ 중에서

                              

시인이 텃밭에 심어둔 채소 하나 하나를 부르면서, 스물에서 마흔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의 과정에 느끼는 ‘부끄러움’을 노래한 이 시는 부끄러움의 감정이 자기 삶의 근원적 기초임을 잘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 근 10년이 되어 새로운 시 10편을 더해 ‘첫사랑’이라는 시집이 나왔다. 그동안 그의 시에서 근원적 상징인 ‘부끄러움’이 더 깊어졌다.

 

2. 깊은 부끄러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경계

부끄러움의 근원적 의미는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 짓게 하는 내면의 힘이다.

세상은 바뀌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살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기 때문에 변해야 할 것이 변하는 것은 죄도 아니고, 어리석음도 아니다. 오히려 변해야 할 때 변하지 않아서 폭력과 권위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문제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첫사랑도 그럴 것이다. 이루어진 사랑을 첫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말하고,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아름답게 깊어진 것을 말한다. 첫사랑은 깊어지는 것이지 바뀌는 것이 아니다. 바뀔 수 있는 것은 첫사랑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진보정당의 의회진출을 지지하는 선언에 

   이름을 걸 거냐는 

   송경동 시인의 전화를 받고 

   아직은 아니라고 

   아직은 볼세비키의 친구로 남고 싶다고 했지만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어 

   어제의 답변은 실수였다고 

   아직 이라는 부사를 취소한다고 말했다 

 

   슬펐다 

   변해가는 내가 슬펐지만 

   변하지 않는 나도 슬펐다.

   ― ‘첫사랑’ 중에서

 

나는 김명환의 이 지점을 깊이 존중하고 사랑한다. 변해가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함께 바라보는 것과 그것에 대해 슬픔과 부끄러움을 갖는 깊은 눈이다.

우린 너무 많이 변했고, 언젠가 우리가 어디서 시작했는지를 잊어버리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니, 벌써 왔지만 부정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 날이 와서 다시 우리가 시작한 자리, 첫 마음과 첫사랑을 찾아봐야 할 때가 오게 되면 김명환의 시 ‘첫사랑’을 읽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시인 소개

 

김명환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4년 실천문학사의 신인작품집 『시여 무기여』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철도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목차

 

제1부 

고향의 봄 

1983∼1986 

 

봄타령

꽃지면

나무

내가 죽어

소양강에서

병기수입을 하며

옛 전우의 뼈를 묻은 밤에는

햄버거

고향의 봄

 

제2부

우리들의 꿈

1987∼1990

 

사북에 이르면  

지장천  

활화산  

물줄기  

우리들의 꿈  

여린 손 곱게 들어  

이제 가자, 네 형제들 내 살붙이들과  

우리를 헤어져서 살게 하는 세상은 1  

우리를 헤어져서 살게 하는 세상은 2  

 

제3부 

죽은자의 노래 

1991∼1999

 

고요한 돈강

신촌블루스

시인의 죽음

오류동 까치

팔푼이 이권필

죽은자의 노래 1

죽은자의 노래 2

야간열차

열차감시

어색한 휴식

송별회

봄비

갈매기의 꿈

 

제4부

망실공비를 위하여

2000∼2008

 

망실공비를 위하여 1  

망실공비를 위하여 2  

첫사랑  

돋보기  

계약직  

마침표  

자전거  

지하철 1호선  

돌  

오십  

 

발문·전향을 위하여/조정환  

 

 

책 정보

 

2009.9.1 출간 l 122×190mm, 무선제본 l 마이노리티시선4

정가 7,000원 | 쪽수 112쪽 | ISBN 978-89-6195-017-6 04810

 

 

구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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