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의 ‘사물의 통치’ 개념과 ‘환경성’ 개념을 통해 신유물론들의 이론적 성취, 정치적 함의와 그것의 한계를 살피고, 현시대의 정치적 전환을 비판적으로 다루기 위한 새로운 시각으로서 ‘관계적 유물론’을 제안하는 역작!
그레이엄 하먼, 제인 베넷, 그리고 캐런 버라드 등의 저작을 비판적으로 탐구함으로써 렘케는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는 데 긴요한 비판적 사유와 실험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개방한다.
간략한 소개
『사물의 통치』는 물질적 전회를 ‘푸코와 함께 생각하자’고 제안하는 초대장이다. 토마스 렘케는 미셸 푸코의 작업으로부터는 개념적 착상을, 과학기술학으로부터는 경험적 통찰을, 그리고 신유물론적 사유로부터는 영감을 취함으로써 ‘사물의 통치’라는 분석틀을 제시한다. 이 책의 목표는 신유물론적 의제를 일축하거나 또는 그것을 푸코와 과학기술학 학자들의 작업에 대립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신유물론적 관심사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렘케는 그레이엄 하먼의 객체지향 존재론(OOO), 제인 베넷의 생기적 유물론, 그리고 캐런 버라드의 회절적 유물론을 중심으로, 현시대의 신유물론적 사유에 대한 명료하고 비판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렘케는 신유물론들의 비-인간중심적인 포스트휴머니즘적 통찰들과 미셸 푸코의 사유를 결합하면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간-너머의 통치분석학적 틀이 정립될 수 있다고 본다.
오늘날 통치는 인간 세계와 비인간 세계 사이의 경계들에 대한 끊임없는 협상과 규정을 통해서 작동하기에 우리는 사물들의 정치적 역량들을 살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인간과 사물 사이의 ‘관계들의 네트워크’가 생산하는 ‘물질적’ 효과로 권력을 이해하는 ‘관계적 유물론’의 관점을 택할 것을 주장한다. 정치의 주체가 안정적인 존재자들이라기보다는 관계들 또는 네트워크들로 여겨질 때, 우리는 더 공정하거나 평등주의적인 인간-비인간 마주침들을 둘러싼 정치 이론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다.
상세한 소개
사물의 통치 : 사물에 의한 통치인가, 사물에 대한 통치인가
현재 우리는 온갖 사물의 네트워크들과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다. 연료 효율을 측정하고 표시하는 자동차들, 날씨 파생상품들로 팽창하는 시장들, ‘필수 체계 안전’(vital systems security) 하부구조들을 떠올려 보라. 이는 현시대의 ‘통치성’이 다양한 규모에서 뚜렷한 변형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물의 통치 : 푸코와 신유물론들』의 저자 토마스 렘케가 포착하듯이, 현시대의 신자유주의 통치양식들은 개인과 인구를 직접 겨냥하는 대신에 사회적, 생태적, 기술적 생활 조건을 조정하고 통제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현시대의 통치 형태들은 ‘통치 대상’으로서의 ‘사물’들을 통치함으로써 그리고 ‘통치 주체’로서의 ‘사물’들을 통해서 인간 및 인간 사회를 통치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 “사물의 통치”(The Government of Things)의 의미는 이중적이다. 렘케는 28쪽의 한 각주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사물의 통치’라는 개념은 생산적인 모호성을 갖는데, 왜냐하면 영어 전치사 ‘of’(한글 조사 ‘의’로 번역됨)는 목적격 속격으로도, 주격 속격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사물’을, 통치하는 주체로 여길 수도 있고, 통치의 대상으로 여길 수도 있다. 렘케는 “통치의 주체와 대상은 사전에 주어지지도 않고 통치 실천에 외재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통치 실천 내에서 공(共)-출현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 따르면 사물에 의한, 그리고 사물에 대한 통치가 보편화된 현실에서, 인간-사물의 얽힘을 도외시하는 휴머니즘적 사유양식들과 인간중심적인 정치 분석틀은 신자유주의 통치양식들을 분석하고 극복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사물의 통치』에서 렘케는 “정치에 관한 전통적인 개념을 개정하고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현시대의 정치 지형도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비-인간중심주의적인 ‘인간-너머의’ 통치분석학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한다.
신유물론들의 장점과 한계를 파헤치다
지난 이십여 년에 걸쳐 생겨난 ‘신유물론’이라는 무정형의 사조를 둘러싸고 다양한 갈래의 논쟁과 대화가 있어 왔다. 토마스 렘케는 『사물의 통치』에서 이 학술적 대화의 맥락을 세심하게 추적하고 폭넓게 인용한다. 렘케는 그레이엄 하먼의 객체지향 존재론(OOO), 제인 베넷의 생기적 유물론, 그리고 캐런 버라드의 회절적 유물론을 중심으로, 현시대의 신유물론적 사유에 대한 명료하고 비판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렘케는 존재론의 측면에서, 신유물론자들이 물질을 불활성의 수동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것으로, 물질을 단순히 인간의 행위성에 종속된 것으로보다는 행위주체로 자리매김한다는 점에서 통일되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인식론의 측면에서 신유물론자들은 자연과학에서 비롯된 통찰들을 사회과학 및 인문학의 통찰들과 결합함으로써 분과학문적 장벽을 제거하고자 한다. 또한 신유물론자들은, “상호 의존성 및 교환의 구성적 관계들”에 의해 형성되는 인간들과 사물들의 얽힘에 기반을 둔 윤리적 틀을 구성하고자 노력한다. 렘케는 물질과 물질성을 재구상해야 한다는 신유물론들의 요구를 지지한다.
동시에 렘케는 신유물론 사조의 몇 가지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우선, 그는 신유물론자들이 ‘구유물론’과의 결별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역사 속에서 유물론은 무수한 비판을 받았지만 유물론과 대결하는 사조는 언제나 자신의 의제를 재조정하고 갱신하는 데 있어서 유물론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렘케는 강조한다. 또 렘케는, 신유물론자들이 학제성을 추구하면서 최신 자연과학의 결론들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국 과학적 토대주의에 갇히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본다. 또 렘케가 보기에 신유물론들은 비판을, 본질적으로 제한적이고 부정적인 노력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신유물론들이 비판이론의 다양한 전통이 지닌 역동성과 풍요로움을 협소하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유물론 사조에서는 대체로 정치적 문제들이 직접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렘케는 신유물론적 존재론이 “비판이론의 전통에 의지하고 변화를 위한 정치적 의제로 특징지어지는 권력 분석학과 더 강하게 연결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신유물론’ 사조는 최근 20여 년 동안 사물의 능동성과 비인간 행위성에 집중해왔다. 신유물론 연구자들은 인간중심적 분석양식과 비판양식의 존재론적 범주들, 인식론적 전유 경향들, 그리고 윤리적 독단들을 재고함으로써 권력의 ‘인간-너머의’ 작동방식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전개할 가능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렘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제시된 다양한 신유물론은 대체로 정치적 물음을 윤리적 및 미학적 관심사로 대체하는 경향을 띠었다. 또 현대의 통치 실천에서 물질과 비인간 자연이 억압되기보다는 오히려 동원되는 방식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럼으로써 신유물론들이 존재론적 문제들을 정치화하기보다는 결국 정치적 문제들을 탈정치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렘케의 비판이다.
장치, 기술, 환경 : 푸코의 ‘사물의 통치’ 개념의 세 가지 핵심 요소
‘사물의 통치’는 『안전, 영토, 인구 :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7~78년』라는 푸코의 강의록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이디어이다. 푸코는 이 강의록에서 통치성의 계보학을 살피는데, 렘케에 따르면 이때 푸코는 인간중심적인 윤리와 (인간) 주체화의 형태들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인간과 비인간을 연결하고 분리하는 관계성을 분석한다. 렘케에 따르면 사물의 통치라는 개념적 기획 덕분에 우리는 현시대 사회에서 중요한 이론적 물음들과 정치적 쟁점들을 다루는 신유물론의 다양한 변양태보다 더 적합한, 행위성과 존재론에 관한 관계적 견해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렘케는 푸코의 작업에서 ‘장치,’ ‘기술,’ ‘환경’이라는 세 가지 개념적 도구를 찾아낸다. 그리고 이를 푸코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들에 대응하는 데 활용한다. 예를 들어서 캐런 버라드는 푸코가 (1) 담론적 실천과 물질적 현상 사이 관계를 충분히 이론화하지 않고, (2) 사회적인 것을 특권화하며, (3) 끈질긴 인간중심주의를 보인다고 비판한다. 렘케는 ‘사물의 통치’라는 분석틀을 통해서 이러한 비판들에 응답한다.
또 렘케는 이 세 가지 개념적 도구를 검토하면서, 현시대의 유물론들과 뜻밖의 공명을 일으키는 신유물론적 사유의 요소들을 푸코에게서 끌어낸다. ‘장치’라는 개념에 대한 렘케의 고찰은 통치성에 관한 푸코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기술적 용어에 비인간 물질성을 다시 도입한다. 그리고 푸코에게서 ‘기술’은 인간과 사물이 네트워크들을 구성하는 방식을 가리킨다고 렘케는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렘케에 따르면 ‘환경’이라는 푸코의 개념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공간과 인공적으로 구축된 공간 사이의 연계”를 부각한다. 렘케는 환경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생명정치적 분석들을 인간중심주의적인 틀짓기로부터 단절시키고, 생명정치적 통제의 역사적 실천들뿐만 아니라 ‘비인간의 행위들’에 의해 조건 지어진 인간의 다양한 배치의 출현도 설명하는 ‘인간-너머의 생명정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그리하여 렘케는 인간이 결코 초월할 수 없는 ‘환경’에 대한 인간의 물질적 의존성에 근거를 둔, 생명정치에 대한 대안적 접근법을 모색한다.
‘환경성’ 개념 : 신자유주의 통치양식들에 대한 비판의 도구
신자유주의 통치양식들은 개인이나 인구를 직접 겨냥하는 대신에 사회적·생태적·기술적 생활 조건을 조정하고 통제한다. 렘케에 따르면 최근에 점점 더 회자되고 있는 푸코의 환경성 개념은 “ ‘주체들’과 ‘객체들’에 직접 작용하기보다는 오히려 인간 및 비인간 존재자들의 ‘주변환경’을 통치하고자 하는” 통치성을 가리킨다. 신자유주의 통치는 환경을 구성하는 이질적인 것들과 상이한 것들에 작용하고 그것들을 통제함으로써 수행과 순환을 조종하고 관리하고자 한다. 렘케는 환경성 개념이 바로 이와 같은 신자유주의 통치의 핵심 특징을 파악한다고 본다.
결국 렘케는 ‘푸코와 함께 생각함’으로써 역사적 통치성과 현시대의 통치성에 대한 해석학적으로 정교하고 정확한 분석들이 제시될 수 있다고 본다. 신자유주의 통치의 작동방식으로서의 환경성에 대한 렘케의 검토는 필수 체계 안전 하부구조들, 생태적으로 의식적인 자동차들, 그리고 날씨 파생상품들의 출현을 설명할 수 있는 생산적인 비판적 틀을 강화한다.
관계적 유물론을 향하여
『사물의 통치』에서 렘케가 추구한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물질적 관계주의로서의 ‘관계적 유물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렘케는 신유물론자들이 행위성을 ‘물질적 현존의 속성’으로 단언함으로써 실체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동시에 렘케는 과학적 지식의 진리 주장들을 승인하는 신유물론자들의 경향이 현시대의 통치 조작들을 적절히 다루지 못하는 새로운 본질주의적인 존재론들을 창출한다고 비판한다.
렘케가 보기에 오늘날 통치는 ‘인간 세계와 비인간 세계 사이의 경계들’에 대한 끊임없는 협상과 규정을 통해서 작동하기에 우리는 ‘사물들’의 정치적 역량들을 살펴야 한다. 현시대의 통치는 ‘인간들’과 ‘사물들’ 사이의 복잡하고 조밀한 네트워크들에 관한 이해에 기반을 둔 ‘사물의 통치’라는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시대의 통치 형태를 이해하려면, 우리는 인간과 사물 사이의 ‘관계들의 네트워크’가 생산하는 ‘물질적’ 효과로 권력을 이해하는 ‘관계적 유물론’의 관점을 택해야 한다.
렘케는 ‘관계적 유물론’이 ‘관계의 관념론’과는 실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관계적 유물론은 관계들이 물질적으로 구성되고 회집되며 조율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반면에 관계의 관념론은 관계성 자체를 수용한다. 렘케가 보기에 이런 물질적 관계성 개념을 통해서 정치적인 것에 관한 물음이 재개될 수 있다. 렘케는 이 책에서 제시된 관계적 유물론이 소묘에 불과하고 후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정치의 주체가 안정적인 존재자들이라기보다는 관계들 또는 네트워크들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면, 우리는 더 공정하거나 평등주의적인 인간-비인간 마주침들을 둘러싼 어떤 정치 이론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다. 신유물론 사조가 품고 있는 정치 이론적 함의들의 가능성과 한계를 정치적 변화를 위한 의제의 견지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독자는 『사물의 통치』를 분명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구성
물질성, 생태, 그리고 비인간에 관한 문제들이 점점 더 가시화되는 현시대의 상황에 비추어 통치에 관한 푸코의 개념이 지닌 지속적인 적실성에 대한 일단의 중요한 성찰을 제시하는 『사물의 통치』는, 서론과 세 개의 부, 그리고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론」에서 렘케는 이 책이 세 가지 목적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목적은 신유물론들의 모습을 비교적 명료하게 묘사하는 것, 두 번째는 신유물론자들이 제기하는 관심사와 쟁점 중 일부를 다룰 수 있게 하는 푸코의 저작 속 요소들을 식별하는 것, 세 번째는 사물의 통치라는 푸코의 개념에 근거하여 관계적 유물론의 이론적인 잠재적 전망과 경험적 전망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유물론의 성과와 통치성에 관한 푸코의 개념들, 그리고 과학기술학의 경험적 분석을 조합함으로써, 물질적 실천을 다루기 위한 더 설득력 있는 개념적 장치와 정치적 문제에 관한 더 나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고 렘케는 주장한다.
이 책의 1부 ‘유물론의 다양성’에서는 신유물론의 세 가지 주요 갈래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수행된다. 렘케는 그레이엄 하먼이 주창한 객체지향 존재론(OOO), 제인 베넷의 생기적 유물론, 그리고 캐런 버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의 장점과 한계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2부 ‘인간-너머의 통치분석학 요론’에서 렘케는 푸코의 작업에 중점을 두고서 비-인간중심적이고 관계적-유물론적인 통치분석학에 중요한 개념적 도구들, 즉 장치, 기술, 환경의 개념들을 탐구하면서 푸코주의적 개념들을 창의적으로 개조한다. 이 책의 3부 ‘관계적 유물론을 향하여’에서 렘케는 현시대의 정치적 지형과 궤적을 더 잘 설명하도록 푸코의 통치분석학을 STS의 작업과 조율하는 실천을 옹호한다. 그리고 이런 이론적 종합이 신유물론 사조의 중요한 경향들의 단점과 한계를 넘어서는 ‘관계적 유물론’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다중의 유물론’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의 「결론」은 ‘사물의 통치’라는 개념적 기획이 신유물론 사조의 중요한 통찰과 이론적 성취를 수용함으로써 인간중심적 사유양식들의 한계를 넘어서는 한편, 과학기술학의 작업과 종합될 때 신유물론 사조의 한계도 넘어서게 된다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된다. 이 책을 통해서 렘케는 통치에 관한 전통적인 개념을 수정하고 확장하려 시도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추천사
토마스 렘케의 『사물의 통치』는 ‘물질적 전회’에 부족한 정치와 통치성의 신흥 형태들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의 필독서이다. 푸코의 후기 저작에서 핵심적인 용어들 ― 장치, 기술, 환경 ― 을 재검토하고 통치분석학을 페미니즘적인 포스트식민주의적 과학기술학의 핵심적인 통찰과 조율함으로써 렘케는 인간 생명과 비인간 생명을 차별적이고 불균등하게 구체화하는 역동적인 사회-기술-생태적 배치체들을 역사화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것들이 어떻게 달리 구성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 브루스 브라운, 미네소타대학교 교수
『사물의 통치』는 신유물론적 접근법들을 탐구하고 평가하는 매우 귀중한 책이다. 그는 그 접근법들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는 한편으로 역사와 정치에 관한 물음들을 다루는 데서 무시 못 할 약점을 드러낸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 스티븐 J. 콜리어,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
토마스 렘케의 『사물의 통치』는 푸코에 대한 유물론적 독해를 옹호하는 나의 관점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준다. 정말 환영할 만한 저서이다. ― 마크 올슨, 서리대학교 명예교수
지은이
토마스 렘케 Thomas Lemke, 1963~
독일 바트 라우터베르크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사회이론가이며, 현재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에서 생명공학과 자연, 사회에 관한 전공을 담당하는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6년에 동 대학교에서 미셸 푸코의 권력 개념에 관한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7~2006년에 부퍼탈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로 근무했다. 푸코에 대한 이론적 독법을 비롯하여 통치성과 생명정치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생명과학적 지식 및 생명공학적 혁신의 조건과 맥락, 결과를 주요한 연구주제로 삼고서 유전자 담론들과 실천들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특히 비-인간중심주의적 통치성 개념을 바탕으로 정치적 과정들과 구조들을 분석하기 위해 신유물론의 탐험적이고 혁신적인 잠재력을 검토하면서 관계적 유물론을 부각하려고 시도한다. 또한, 다작의 학자로서 통치성에서 유전자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책과 많은 논문을 저술했다. 주요 저서 Eine Kritik der politischen Vernunft (1991), 『생명정치란 무엇인가』 (2007 ; 2015), Gouvernementalität und Biopolitik (2008), Biopolitics (2011), Foucault, Governmentality, and Critique (2012), Perspectives on Genetic Discrimination (2013), Neue Materialismen zur Einführung (2021, 공저), 『사물의 통치』 (2011 ; 2024) 등이 있다.
옮긴이
김효진 Kim Hyojin, 1962~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으며 인류세 기후변화와 세계관의 변천사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네트워크의 군주』, 『생명의 그물 속 자본주의』, 『객체들의 민주주의』, 『질 들뢰즈의 사변적 실재론』, 『#가속하라』, 『객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정치에 관한 전통적인 개념을 개정하고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 책은 미셸 푸코의 작업으로부터는 개념적 착상을, 과학기술학으로부터는 경험적 통찰을, 그리고 신유물론적 사유로부터는 영감을 취함으로써 ‘사물의 통치’라는 분석틀을 제시한다. ―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7쪽
신유물론적 학문 분야에서 푸코의 작업은 양가적 역할을 수행한다. 푸코의 계보학은 종종 ‘인간’ 또는 ‘주체’에 관한 모든 안정된 개념을 문제화하기 위한 영향력 있는 원천과 영감으로 언급되는 한편, 또한 푸코는 물질의 관련성을 논박하거나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문화적 전회’와 담론 이론의 중요한 옹호자로 인식된다. ― 1장 비유물론, 23쪽
OOO와 사변적 실재론은 둘 다 철학적 전통을 선택적으로 해석하고 포스트휴머니즘적 사유의 대안적 판본들을 무시함으로써 자신들의 독창성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 1장 비유물론, 69쪽
행위자의 범주를 인간을 넘어서 이전에 배제된 존재자들을 포함하도록 단순히 확장함으로써 사물의 행위적 역량을 긍정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런 이론적 제안은 행위성을 개별적 존재자들의 속성으로 간주하는 자유주의적 행위자 개념에 여전히 기초하고 있는데, 요컨대 의지, 자유, 그리고 선택에 중점을 둔다. ― 2장 생기적 유물론, 90쪽
‘사물’에서 ‘현상’으로의 존재론적 이행은 기구에 관한 혁신적인 이해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버라드는 담론적 실천에 관한 푸코의 견해와 더불어 보어의 기구 개념을 회절적으로 독해함으로써 이런 관념을 다시 개념화하고 전유한다. ― 3장 회절적 유물론, 112쪽
장치 개념은 ‘존재론적 정치’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존재론적 쟁점, 기술적 쟁점, 그리고 전략적 쟁점의 상호작용을 포착하며, 그리하여 통치에 대한 보다 유물론적인 접근법을 위한 길을 닦는다. ― 4장 물질과 담론의 얽힘, 179쪽
자기조절이라는 기술적 이상은 자유주의적 질서 개념의 핵심에 자리했다. 18세기 말부터 줄곧 잘 조직된 국가는 더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시계장치로 구상되지 않고 오히려 증기기관 조속기에 의해 예시된 역동적인 되먹임 메커니즘의 형태로 구상되었다. ― 5장 사회-너머의 배치체들, 196쪽
환경이라는 개념은 ‘순환’에서 동원되는 온갖 종류의 상호의존적인 요소들과 존재자들 사이의 다중적이고 복합적이고 재귀적이며 언제나 가변적인 관계들에 주목한다. ― 6장 인간중심적 틀짓기를 넘어서, 226쪽
객체지향 존재론은 자신을 통제하고 조종하려는 모든 시도에서 벗어나는 ‘객체’의 기이함을 소중히 여기는 데 만족하는 반면에, STS 학자들은 물질적 기기, 인공물, 그리고 배경이 공적 참여 과정과 정치적 의제에 연루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 7장 과학기술학과 통치분석학을 조율하기, 286쪽
나는 푸코의 환경성 개념을 수용하여 다듬는 것이 현시대의 정치 지형도에 대한 더 복잡한 분석틀에 이바지한다고 주장한다. 이 장의 마지막 절에서 내가 보여주듯이, 이런 기획은 자본주의 실천들을 분석하고 비판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개척하고, 게다가 그것은 인류세 서사의 중요한 한계를 식별하는 한편으로 인간-너머의 견해와 정치경제학의 비판에 집중하는 견해 사이의 생산적인 대화를 생성한다. ― 8장 환경성, 293쪽
이 책은 신유물론적 의제를 일축하거나 또는 그것을 푸코와 STS 학자들의 작업과 대립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신유물론적 관심사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사물의 통치』는 신유물론적 존재론들을 정치적 변화에 대한 비판적 관심과 경험적 탐구로 특징지어지는 통치분석학과 더 밀접히 연계시킬 것을 제안한다. ― 결론, 342쪽
목차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7
서론 9
1부 유물론의 다양성 39
1장 비유물론 : 그레이엄 하먼과 객체의 기이함 40
사변적 실재론과 상관주의 비판 42
현상, 객체, 그리고 하이퍼객체 45
본질주의로의 전회 53
제일철학으로서의 미학 59
재장전된 주관주의 65
2장 생기적 유물론 : 제인 베넷과 사물의 생동성 73
어떤 다른 존재-이야기를 구상하기 : 사물-권력을 탐구하기 75
사물의 힘 : 두 가지 실례 78
라투르와 랑시에르를 결합하기 : 포스트휴머니즘 정치 이론을 고안하기 83
행위성에 관한 관계-너머의 견해 86
정치에서 윤리로 91
3장 회절적 유물론 : 캐런 버라드와 현상의 수행성 100
반사에서 회절로 : 인식론적 수정과 방법론적 수정 102
사물에서 현상으로 : 존재론적 의문과 윤리학적 관심사 108
권력에 관한 신유물론적 이해 118
물질적 토대주의 126
윤리에 대한 요구 133
2부 인간-너머의 통치분석학 요론 137
4장 물질과 담론의 얽힘 : 장치라는 개념을 파악하기 142
“인간과 사물의 착종” 144
케네의 원리 150
장치의 차원들 155
아카이브, 기구, 그리고 회집체 너머 : 존재론적 정치를 개념화하기 169
5장 사회-너머의 배치체들 : 기술에 관한 이해를 확장하기 180
기술적 발명품으로서의 통치 182
기술의 물질성을 파악하기 : 사회구성주의와 기술결정론을 넘어서 186
시계에서 조속기까지 : 비유, 모델, 그리고 정치적 문제 192
안전 기술 198
물리학에서 생물학과 그 너머까지 : 사이버네틱스적 통치를 향하여 202
6장 인간중심적 틀짓기를 넘어서 : 환경이라는 관념을 유포하기 209
“생명계의 알고리즘” 211
환경의 계보학 218
우발적인 것을 통치하기 222
자유주의적 통치성과 생기적 정치 229
인간-너머의 생명정치의 요소들 234
3부 관계적 유물론을 향하여 243
7장 과학기술학과 통치분석학을 조율하기 248
정치적 비존재론으로의 전회 249
과학주의를 거부하기, 행위성을 퇴치하기 : 관계성에 관한 물질적 견해 258
포스트휴먼-너머의 견해 268
실험적 풍조를 진작하기 278
8장 환경성 : 현시대의 정치 지형도를 제작하기 290
회복력 있는 생명정치와 신사이버네틱스 294
친생적 생태와 필수 체계 안전 307
파나키적 통치 : 인류세 시대의 돌봄 317
결론 : 다중의 유물론 327
감사의 글 344
참고문헌 348
인명 찾아보기 386
용어 찾아보기 392
책 정보
2024.9.6 출간 l 145×210mm, 무선제본 l 카이로스총서107, Mens
정가 25,000원 | 쪽수 400쪽 | ISBN 9788961953580 93300
도서분류 철학, 정치철학, 철학과 교육, 신유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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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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