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나는 질 들뢰즈 철학의 뛰는 심장이 개별적이고 환원 불가능한 존재자들과 그런 존재자들 사이의 불연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존재론이라고 주장한다.”
존재론은 존재의 모래에 아무 선도 그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불가능한 객체들조차도 그것들이 사유 혹은 수수께끼로서 생성되자마자 개념과 슬로건, 법, 언어, 수학 공식, 파이, 빵가루, 입자에 못지않게 실재적이기 때문이다.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들뢰즈 존재론의 핵심 요소들을 일곱 명의 관련된 현대 사상가 ― 레비 브라이언트,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마르쿠스 가브리엘, 마누엘 데란다, 그레이엄 하먼, 트리스탕 가르시아 그리고 브뤼노 라투르 ― 와 비판적으로 비교하여, 들뢰즈를 객체지향 사변적 실재론의 중요한 선구자로 확립한다. 그로써 들뢰즈의 지지자뿐만 아니라 비판자에게도 흥미로운 새로운 사유의 길이 열리게 된다.
간략한 소개
이 책은 들뢰즈를 사변적 실재론의 선구적 철학자로 다시 자리매김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들뢰즈주의의 정설로 여겨진 이론은, 들뢰즈의 형이상학이 이산적인 존재자들을 흐름과 사건의 연속적 세계로 용해한다고 주장해왔다. 『질 들뢰즈의 사변적 실재론』은 이러한 관념과 근본적으로 단절할 것을 요구한다.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들뢰즈를 과정철학자로 간주하는 일반적인 해석이 정밀한 조사를 견뎌내지 못하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들뢰즈의 실제적인, 하지만 지금까지 간과된 존재론을, 들뢰즈의 출판된 저작과 미출판된 세미나에서 나타나는 주요 개념들과 주장들에 대한 꼼꼼한 검토를 통해 신중하게 재구성한다.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이 존재론의 핵심 요소들을 일곱 명의 관련된 현대 사상가 ― 레비 브라이언트,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마르쿠스 가브리엘, 마누엘 데란다, 그레이엄 하먼, 트리스탕 가르시아 그리고 브뤼노 라투르 ― 와 비판적으로 비교하여, 들뢰즈를 객체지향 사변적 실재론의 중요한 선구자로 확립한다. 그로써 들뢰즈의 지지자뿐만 아니라 비판자에게도 흥미로운 새로운 사유의 길이 열리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지닌 한 장점은 들뢰즈의 주요 개념들을 숙지하지 않은 채로 사변적 실재론, 특히 객체지향 존재론에 대한 얼마간의 배경지식만으로도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는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일관된 논지를 바탕으로 풍부한 예시, 적절한 인용과 해설을 버무림으로써 들뢰즈 저작의 근저에 놓여 있는 기계 존재론을 중점적으로 부각하는 이 책은 오히려 들뢰즈 철학에의 입문서로 활용되리라 기대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서 들뢰즈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세한 소개
연속적인 잠재 영역 존재론에서 이산적인 기계 존재론으로의 전환
일반적으로 질 들뢰즈는 과정과 연속성의 철학자, 흐름과 생성의 사상가로 알려져 왔다. 다시 말해서 지금까지 들뢰즈의 존재론은 이산적인 개별자들이 용해되는 전개체적 ‘잠재 영역’을 상정한다고 대체로 가정되었다. 더욱이 들뢰즈는 종종 여타의 비실재론적 포스트모던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형이상학의 종언을 당연시하면서 체계적 형이상학을 구축하지 않았다고 여겨졌다. 이 책에서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들뢰즈 철학에 대한 이런 통상적인 이미지를 단적으로 거부한다. 그의 독법에 따르면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 이후 『의미의 논리』를 기점으로 ‘잠재 영역 존재론’에서 ‘기계 존재론’으로의 철학적 전환을 겪는 것으로 판명된다.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질 들뢰즈 철학의 뛰는 심장이 개별적이고 환원 불가능한 존재자들과 그런 존재자들 사이의 불연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존재론”이라고 대담하게 주장한다. 그는 포스트모던 철학자들과는 달리 들뢰즈가 존재하는 모든 기계의 완전한 존재론적 실재성을 주장하는 ‘실재론적’ 철학자이자 기계의 존재가 모든 존재론적 접근에서 필연적으로 물러서 있다고 주장하는 ‘사변적’ 철학자라고 본다. 나아가서 그는 들뢰즈가 그저 사변적 실재론의 선구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객체지향 사변적 실재론자라는 뜻밖의 들뢰즈상을 최초로 제시한다.
모든 존재자는 서로 환원 불가능한 기계이다. 관계는 그 항들의 외부에 있다.
이 책에서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들뢰즈에 대한 자신의 독특하고 참신한 시각에 의거하여 들뢰즈의 전작을 꼼꼼히 읽음으로써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하려고 시도한다. 그는 “모든 존재자는 서로 환원 불가능한 기계다”라는 기계 테제와 “관계는 그 항들의 외부에 있다”라는 외부성 테제를 씨줄과 날줄로 삼고서, 사중체로서 기계들의 존재론적 구조와 기계들 사이의 관계들을 특징짓는 삼중 종합을 근간으로 하는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을 정교하게 직조해낸다. 이렇게 해서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들뢰즈의 주요 개념들이 모두 존재자들의 본성과 상호작용의 지도를 그리는 어떤 정합적인 체제의 일부”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에 덧붙여 이 책의 저자는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을 레비 브라이언트,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마르쿠스 가브리엘, 마누엘 데란다, 그레이엄 하먼, 트리스탕 가르시아, 브뤼노 라투르 등 사변적 실재론, 신실재론 그리고 신유물론으로 대표되는 최근 대륙철학 조류의 주목할 만한 사상가들의 이론들과 비교·검토함으로써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의 현대적 의의와 최근 이론들의 강점 및 약점을 평가할 기회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현행의 정통적 견해가 시사하는 상황과는 정반대로 들뢰즈가 환원 불가능한 존재자들 사이의 근본적인 불연속성에 의거하여 실재를 이론화하는 철학자들에게 귀중한 통찰의 원천이자 그들의 동행자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 = 사중체 기계 + 삼중 종합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들뢰즈의 전작에 걸쳐서 ‘잠재태’와 ‘현실태’라는 두 가지 별개의 이중체로 분할된 보편적인 존재론적 구조를 탐지해낸다. 잠재태는 “개별적 존재자의 객관적이고 잠재적이며 환원 불가능한” 측면을 가리키고 현실태는 “주관적이고 관계적이며 현실적인” 측면을 가리킨다. 기계를 이루는 각각의 이중 측면은 ‘이것임’으로서의 하나(단일체)와 ‘이것’과 ‘저것’을 구분하는 여럿(다양체)으로 이루어져 있다. 들뢰즈가 제시하는 ‘존재의 일의성’ 개념은 바로 모든 기계가 사중체로서의 보편적인 존재론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잠재적 단일체는 ‘신체’(또는 ‘기관 없는 신체’, ‘형상’, ‘문제’)로 일컬어지고 그 다양체는 ‘역능들’(또는 ‘이념’, ‘욕망’, ‘특이성들’, ‘강도적 물질’, ‘코드’)로 일컬어진다. 초험적 단일체로서의 ‘기관 없는 신체’는 기계들의 절대적 ‘물러섬’을 보증하는 한편으로 기계들의 해방적 혹은 유목적 요소를 구성한다. ‘이념’은 비관계적 요소이지만 관계를 통해서 변경 가능한 기계의 본질을 가리킨다.
현실적 단일체는 ‘의미’(또는 ‘의미-사건’, ‘부분적 객체’)로 일컬어지고 그 다양체는 ‘성질들’(또는 ‘흐름’)로 일컬어진다. 의미는 기계들 사이의 어떤 현실적 마주침의 단일성을 이루는 한편으로, 성질들은 경험이 분화된 인접 흐름임을 보증한다. 현실태의 두 요소는 잠재태의 관계를 통한 표현 혹은 효과에 해당한다.
또한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환원 불가능한 기계들의 간접적 상호작용들을 설명하기 위해 들뢰즈의 세 가지 종합, 즉 연결적 종합, 이접적 종합 그리고 연접적 종합을 재구성한다. 첫 번째 연결적 종합은 기계들의 관계 맺음의 기본적인 사실과 현실적 표현들을 설명한다. 두 번째 이접적 종합은 잠재적 역능들의 변환, 즉 들뢰즈주의적 ‘되기’(생성)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종합은 새로운 기계들이 창출되는 방식을 설명한다. 결국에 어떤 ‘기계들의 기계’도 상정되지 않은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의 경우에 모든 기계는 생산된 기계일 따름이다. 이들 종합은 순차적이지 않고 오히려 언제나 중첩되며, 사중체 구조만큼이나 보편적이다.
들뢰즈의 체계적 존재론의 핵심 테제들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이 책이 “들뢰즈의 철학을 그 철학의 핵심적인 통찰의 견지에서 재구성하는 작업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라고 스스로 평가한다. 서문에서 그는 들뢰즈의 체계적 존재론을 재구성하면서 찾아낸 여덟 가지 핵심 테제들을 제시한다.
⑴ 모든 것은 기계, 리좀 혹은 회집체다.
⑵ 존재는 일의적이다.
⑶ 관계는 그 항들의 외부에 있다.
⑷ 신체는 먼저 기관 없는 신체다.
⑸ 신체는 그것의 술어들이 아니라 그것의 역능들로 정의된다.
⑹ 아무것도 무언가 다른 것의 표상이 아니다.
⑺ 차이는 무엇보다도 내부적 차이다.
⑻ 기계는 결코 직접 접촉하지 않고 오히려 이른바 부분적 객체와 흐름으로 번역된 대로 타자와 마주칠 따름이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서론과 아홉 개의 장,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론 : 기계테제」에서 클라인헤이런브링크는 기계 테제를 정립하고 사변적 실재론의 간략한 개요를 제시하는 동시에 이 책의 방법과 구조를 서술한다. 여기서 저자는 “사변적 실재론자들을 분류하는 한 가지 흥미로운 방식은 그들의 철학이 ‘객체지향적’인지 여부를 묻는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개별적 존재자들이 실재의 가장 근본적인 구성요소들이라고 주장하는 철학은 객체지향적”이라고 규정한다.
1장 「들뢰즈와 존재론」에서는 들뢰즈에 대한 정통적 시각에 기반을 둔 해석들과 기계 존재론을 비교·검토한 후에 기계들의 사중 구조와 기계들의 상호작용을 규정하는 세 가지 종합이 도식적으로 개관된다.
2장 「외부성 테제」에서는 외부성 테제에 대한 들뢰즈의 논증이 재구성되는데, 이로 인해 기계의 존재가 네 가지 측면으로 분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고찰된다. 특히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이 브라이언트의 기계 존재론과 비교·검토됨으로써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제시된다.
3장 「내부주의에 대한 비판」에서는 외부성 테제로 인해 들뢰즈가 다양한 사고양식을 거부하게 되는 사태가 검토된다. 요컨대 들뢰즈가 이들 철학자가 모두 ‘상식’과 ‘양식’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동일한 ‘사유의 이미지’에 속한다고 간주하는 이유가 제시된다.
4장 「기계의 신체」에서는 사중체 기계의 잠재적 단일체로서의 ‘신체’ 혹은 ‘기관 없는 신체’가 상세히 설명된다. 또한 이런 ‘신체’의 견지에서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과 마우리치오 페라리스의 ‘신실재론’이 비교·고찰된다.
5장 「기계들 사이의 관계」에서는 기계의 ‘의미’와 ‘성질들’이라는 두 가지 현실적 측면이 고찰되는 동시에 기계들 사이의 접촉을 설명하는 연결적 종합이 설명된다. 또한 ‘의미’의 견지에서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의미의 장’ 존재론이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과 대조된다.
6장 「기계의 내부」에서는 기계의 두 번째 잠재적 측면에 해당하는 ‘역능들’ 혹은 ‘특이성들’이 고찰되는데, ‘욕망’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측면이 관계의 근거임이 밝혀진다. 또한 마누엘 데란다의 회집체 이론과 들뢰즈의 입장이 비교·검토된다.
7장「기계와 변화」에서는 이접적 종합이라는 개념이 ‘되기’라는 개념과 관련지어 설명된다. 또한 기계의 변화와 관련된 견지에서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과 그레이엄 하먼의 객체지향 존재론이 비교된다.
8장 「기계의 구성」에서는 새로운 기계의 생성과 관련된 연접적 종합이라는 개념이 상세히 논의됨으로써 들뢰즈 존재론의 재구성 작업이 마무리된다. 또한 ‘독신 기계’의 견지에서 들뢰즈의 기계 존재론이 트리스탕 가르시아의 이론과 대조된다.
9장 「기계 존재론과 사유」에서는 기계 존재론이 품은 몇 가지 의미가 탐구된 다음에 사유의 ‘오류추리’와 ‘초험적 경험론’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에 관한 설명이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들뢰즈와 브뤼노 라투르의 입장들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논의된다.
「결론 : 존재론과 불연속성」에서 이 책의 저자는 “우리 시대의 사변적 실재론자들과 들뢰즈를 최초로 비교한 나의 작업이 관련 논의의 생산적인 출발점으로서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하면서 “사변적 실재론에 관한 한 들뢰즈가 객체지향 존재론의 진영에 속함이 분명하다”라고 마무리한다.
지은이
아연 클라인헤이런브링크 Arjen Kleinherenbrink, 1984~
네덜란드 아펠도른 출신의 철학자이며 현재 네이메헌 소재 라드바우드대학교 철학·신학·종교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로 대륙철학적 전통에서 형이상학과 철학적 인간학을 연구한다. 인간에게 세계의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을 사물들 사이에서 동등한 존재자로 여기는 사상가들에게 관심이 많다. 인간과 비인간 존재자들이 언제나 복잡한 생태에서 얽혀 있는 방식을 이론화하려고 시도한다. 2016년에 라드바우드대학교에서 “Machine Philosophy : Gilles Deleuze and the Externality of Entities”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논문을 수정·증보하여 2019년에 저서 『질 들뢰즈의 사변적 실재론 : 연속성에 반대한다』(갈무리, 2022)를 출판했다. 2019년과 2020년에 들뢰즈 철학의 견지에서 객체지향 존재론을 다룬 논문 “The Two Times of Objects”와 “Metaphysical Primitives”를 각각 발표했다. 또 2020년에는 부채가 수행하는 정치적 역할에 관해 성찰하는 시론들과 인터뷰들을 묶은 The Politics of Debt(공저)를 출판했다. 들뢰즈의 What is Grounding?을 영어로 번역하였고 네덜란드어로 여러 권의 단행본을 저술했다.
옮긴이
김효진 Kim Hyojin, 1962~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으며 인류세 기후변화와 세계관의 변천사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네트워크의 군주』(갈무리, 2019), 『생명의 그물 속 자본주의』(갈무리, 2020), 『존재의 지도』(갈무리, 2020), 『객체들의 민주주의』(갈무리, 2021), 『예술과 객체』(갈무리, 2022)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이 책에서 나는 질 들뢰즈 철학의 뛰는 심장이 개별적이고 환원 불가능한 존재자들과 그런 존재자들 사이의 불연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존재론이라고 주장한다. ― 지은이 서문, 20쪽
외부성 테제와 기계 테제를 조합함으로써 들뢰즈가 환원 불가능한 존재자들의 체계적 존재론에 이르게 된다는 관념을 마주하게 되면 다수의 들뢰즈 주해자는 단호히 저항할 것이다. ― 1장 들뢰즈와 존재론, 55쪽
관계는 그 항들의 외부에 있다는 깨달음이 들뢰즈에게 “철학의 청천벽력”이다(SC, 141282). 항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데, 이를테면 사람, 소요, 축제, 행성, 폭풍, 사상 혹은 아원자 입자일 수 있다. ― 2장 외부성 테제, 103쪽
차이는 한 기계와 무언가 다른 것 사이의 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기계의 두 가지 측면 사이의 존재론적 차이다. 결국 반복은 “ ‘절대적으로 다른’ 것의 생산”이어야 하고, “그리하여 반복은 대자적으로 차이 그 자체이게 된다”(DR, 95). ― 3장 내부주의에 대한 비판, 129쪽
들뢰즈의 철학에서 ‘현실적’이라는 용어는 다른 기계들에 의해 경험되는 대로의 회집체들을 가리킨다. 반면에 ‘잠재적’이라는 용어는 기계들의 관계-외적인 실재를 가리킨다. ― 4장 기계의 신체, 158쪽
기계의 신체적 측면에 귀속되는 찬란한 고립에도 불구하고 관계들은 현존해야 한다. ... 기계들이 관계 속에서 마주치는 것은, 들뢰즈가 한편으로는 ‘흐름’ 혹은 ‘성질들’이라고 일컫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는 ‘부분적 객체’ 혹은 ‘연장’이라고 일컫는 것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현실적 이중체다. ― 5장 기계들 사이의 관계, 199쪽
우리는 먼저 들뢰즈가 종종 기계의 욕망적·초험적·잠재적 측면을 기계의 ‘무의식’이라고 일컫는다는 사실에 대하여 고심해야 한다. 들뢰즈가 ‘영혼’이라는 낱말을 기관 없는 신체의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의식’ 역시 독자들이 들뢰즈의 철학은 인간과 관련되어 있을 따름이라고 잘못 생각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 6장 기계의 내부, 257쪽
기계의 신체적 환원 불가능성과 과잉 욕망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기계와 연결할 수 있는 기계는 전혀 없고, 모든 부분적 객체를 수축시킬 수 있는 회집체도 전혀 없다. 만사는 해당 역능들에 부합하는 특정한 우발적 마주침에 의존한다. ― 7장 기계와 변화, 361쪽
때때로 들뢰즈는 분열증적 실재를 규칙 없는 게임이라고 일컫는다. 모든 환원주의적이거나 내부주의적인 형이상학은 미리 결정된 규칙과 한계를 지닌 게임으로 이해될 수 있다. 반면에 기계 존재론은 어떤 존재자들이 현존할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결정하는 선험적 규칙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 8장 기계의 구성, 395쪽
존재론은 존재의 모래에 아무 선도 그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불가능한 객체들조차도 그것들이 사유 혹은 수수께끼로서 생성되자마자 개념과 슬로건, 법, 언어, 수학 공식, 파이, 빵가루, 입자에 못지않게 실재적이기 때문이다. ― 9장 기계 존재론과 사유, 473쪽
이 책에서 예증하고자 했던 것은 사변적 실재론에 관한 한 들뢰즈가 객체지향 존재론의 진영에 속함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객체지향 사상가들은 들뢰즈가 아직도 또 하나의 환원주의자라고 일축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 결론, 490쪽
추천사
지금까지 나는 25년 동안 들뢰즈를 연구하고 가르쳤다. 나는 나 자신이 들뢰즈에 관해 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고 그의 저작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읽어야 한다고 느끼면서 이 책에서 걸어 나왔다. ― 레비 브라이언트, 콜린 칼리지 교수, 『객체들의 민주주의』, 『존재의 지도』 지은이
들뢰즈의 전작에 대한 가장 꼼꼼하고 엄밀한 간접 독서 중 하나임이 거의 틀림없다. ― 에킨 에르칸, <뉴 센터 포 리서치 앤 프랙티스>
목차
약어표 6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8
총서 편집자 서문 14
감사의 글 19
지은이 서문 20
서론 : 기계 테제 23
1. 모든 존재자는 기계다 23
2. 사변철학 33
3. 방법과 구조 43
1장 들뢰즈와 존재론 54
1. 존재론을 둘러싼 소동 57
2. 사물 자체로 72
3. 사중체와 세 가지 종합 84
첫 번째 간주 ― 레비 브라이언트와 이중 기계 92
2장 외부성 테제 102
1. 관계는 그 항들의 외부에 있다 103
2. 외부성의 경험 111
3. 외부성을 옹호하는 사변적 논증 117
3장 내부주의에 대한 비판 128
1. 차이와 반복 129
2. 깊이와 높이 140
3. 사유의 이미지 148
4장 기계의 신체 157
1. 신체 없는 존재자는 없다 158
2. 모든 신체는 문제적이다 172
두 번째 간주 ― 마우리치오 페라리스와 수정 불가능한 객체 185
5장 기계들 사이의 관계 197
1. 연결적 종합 198
2. 표면에서의 의미 214
3. 현실태는 이중체다 230
세 번째 간주 - 마르쿠스 가브리엘과 의미의 장 242
6장 기계의 내부 254
1. 존재로서의 역능들 257
2. 본질은 이중체다 287
네 번째 간주 ― 마누엘 데란다와 회집체 이론 303
7장 기계와 변화 318
1. 이접적 종합 319
다섯 번째 간주 ― 그레이엄 하먼과 사중 객체 340
2. 되기라는 개념 349
3. 회집체와 강도 358
8장 기계의 구성 375
1. 연접적 종합 376
여섯 번째 간주 ― 트리스탕 가르시아와 형식적 사물 397
2. 리좀과 위계 411
9장 기계 존재론과 사유 430
1. 자아와 세계 432
일곱 번째 간주 ― 브뤼노 라투르와 환원 불가능한 행위소 444
2. 플라톤주의와 오류추리 459
3. 초험적 경험론 468
결론 : 존재론과 불연속성 482
참고문헌 491
인명 찾아보기 500
용어 찾아보기 502
책 정보
2022.4.28 출간 l 145×210mm, 무선제본 l 카이로스총서83, Mens
정가 27,000원 | 쪽수 512쪽 | ISBN 9788961952996 93100
도서분류 1. 철학 2. 현대철학 3. 사상사 4. 철학사 5. 문화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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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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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기사
[교수신문] 새로나온 책 / 질 들뢰즈의 사변적 실재론
[한겨레신문] 5월 13일 출판 새 책 / 질 들뢰즈의 사변적 실재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월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추천도서
[새전북신문] 질 들뢰즈 철학의 뛰는 심장이 개별적이고 환원 불가능한 존재자들
[프레시안] 오해된 들뢰즈를 위한 변론, 질 들뢰즈의 사변적 실재론
[대학지성 In&Out] 들뢰즈는 사실상 환원 불가능성과 물러섬의 사상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