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나다

전태일열사30주기기념시집

전국노동자문학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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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전태일 열사 30주기를 맞아 그러한 우리의 성과와 현재를 냉엄하게 돌 아보기 위해 이 시집을 준비했다. 준비에 힘쓴 전국노동자문 학회 일꾼들과 이에 공명하여 동조해준 여러 시인들, 그리고 흔쾌히 출판을 맞아 준 갈무리에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전태일의 정신은 다름 아닌 '너는 나의 나다'라는 전일한 인간정신의 불같은 실천에 있었다. 그 정신으로 이제 다시 '다 못 굴린 덩이를' 밀고 자신이 선 곳곳에서 우리 사회의 노역 같은 삶을 종식하자. '역사의 기관차에 유임승차하자.' 전태일, 그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고, 우리의 삶 역시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서문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전태일' 

 

전후, 남한 근대사를 통틀어 이 세 글자만큼 수많은 이들 의 가슴에 벅찬 감동과 뜨거운 변환을 가져다준 낱말이 있었을까. 그 이름은 어느덧 한 이를 부르는 호칭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가 평화롭고 존엄한 어떤 세계로 이행해 가기 위 해서는 피해 갈 수 없이 넘어서야 할 어떤 지평을 가르키는 기준선처럼 여겨지고 있다.

 

1970년 11월 13일. 한 젊은 노동자가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곤 죽어 갔다. 그는 살아 보잘 것 없는 평화시장의 어린 '공원'에 불과했다. 기억이라곤 열 여섯에 벌써 막내동생을 업고 무작정 상 경한 어미를 찾아 '엄마 찾아 삼만리'를 해야 했던 핍진한 가난의 질곡과 껌팔이와 신문팔이와, 구두닦이와 우산장사 등으로 떠돌아야만 했던 비참과 굴욕의 기억뿐인, 그야말로 '하빠리 기레빠시 인생'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 비참의 세계를 넘어 생의 경이로움과 환희에 진실을 통해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 위대한 인간 정신을 문득, 구현하고 말았다.

 

"어떠한 인간적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 져야 할 인간적 문제이다. 한 인간이 인간으로써의 인간적인 모든 것을 박탈당하고, 박탈하고 있는 이 무시무시한 세대 (시대)에서 나는 절대로 어떠한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 이며 동시에 어떠한 불의도 묵과하지 않고 주목하고 시정하 려고 노력할 것이다" ― 69년 가을 소설형식을 빌어 적어놓은 어린시절 회상수기 중 마지막 부분에서

 

아는 바대로 하나의 전태일은 죽어 수많은 전태일을 나았다. 지난 30년동안 그들은, 전태일이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덩이를' 옮기고 굴리는 '친구'가 되는 일 에 최선을 다했다. 그들 중 일부는 80년 광주에서 무고하게 학살당하기도 했고, 감옥에서, 거리에서, 학교에서, 공장에 서, 인적 드문 야산에서, 철거를 기다리는 산동네에서, 최전 방에서, 그리고 마지막 생계수단인 노점리어카를 붙잡은 채 이 세계로부터 추방당해야 하기도 했다. 똥물을 뒤집어쓰기도 했고, 옷이 벗겨지기도 했다. 난지도에 버려지기도 했고, 더 이상 후퇴할 길이 없는 건물 옥상이거나 수십 미터 굴뚝 이나 타워크레인 위로 몰리기도 했다. 때론 한없이 자신을 자책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전태일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어떤 이는 기계를 멈추고 포크레인을 몰고 나왔고, 어떤 이는 펜을 들고 나왔다. 어떤 이는 방송을 정지시키면서 나왔고, 어떤 이는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어떤 이는 정보부에 숨겨진 파 일과 양심을 들고 나왔고, 어떤 이들은 가식의 넥타이를 풀고 나왔다. 나와서 그들은 함께 어깨 걸고 군부독재의 벽을 무너뜨리고, 분단이데올로기의 벽을 무너뜨리고, 억압과 착취, 불평등의 벽을 요소요소에서 무너뜨렸다. 끝없이 인간정 신을 비참의 지경으로 내모는 모든 비인간적인 권력과 시장 의 논리에 맞서 싸워 이겼다.

 

역사는 어느덧 흘러 이제 전태일은 어린 학생들의 방학숙제가 되기도 하고, 개봉관의 영화가 되기도 하고, 하 나의 교양이 되기도 했다. 국민의 정부에 의해 '민주화 유공자'가 되기도 하고, 그가 죽어간 청계천엔 표비석을 세우려는 일도 진행중이다. 그의 소망이었던 주 8시간 근무제를 넘어 주 40시간 근로, 주 5일 근무제가 노사정위원회에서 통과되기도 했고, 더 이상 스스로를 '바보회'라 칭하지 않아 도 될만큼 노동자들은 자기 조직들을 투쟁을 통해 성숙시켜 왔다. 지배이데올로기의 첨병이었던 분단선도 머잖아 뚫릴 수 있으리란 희망도 생겨났다.

 

그런데도 전태일의 30주기를 맞는 우리의 마음이 마냥 흔 쾌하지만은 않는 것은 왜일까?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자. 온갖 지표와 풍요의 약속 속에서, 우리의 삶은 과연 인간다 운 삶에 얼마나 가까워졌는가? 전태일은 "어머니 배 가 고파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나갔지만 그가 꿈꾸었던 세상은 포만으로 부른 배가 가슴과 뇌까지를 마비 시키는 지경으로까지 가는 그런 세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 더욱 자신의 가느다란 밥줄이 지켜지기 위해 누군가는 '쓰레기인생'이 되어 추방당하는 것을 눈감고 봐야 하는 세상 은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발전과 개선 이후에도 우리가 넘어서야 할 벽들은 여전히 강고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총칼을 앞세운 식 민화가 아닌 물질과 자본을 앞세운 신식민화가 전세계에 걸 쳐 진행 중이고, 여전히 차별과 착취와 그를 보좌하는 폭력 과 야만은 제1세계와 제3세계 사이에 온존하고, 지역간에 온존하고, 인종간에 종족간에 온존하고, 학벌 사이에 온존하 고, 성의 다름 사이에 온존하고, 부의 크기 사이에 온존하고, 원주민과 이민노동자 사이에 온존하고, 기억 속에 온존하고, 오래된 언어 속에 전통과 교양의 이름으로 온존하고, 차이를 차별로 전화하는 가운데 온존하고 있다. 더 부드럽고 감미로 운 형태로 노동조합 사이에도 온존한다. 우리 모두가 공범이 라는 그럴듯한 회유와 떡고물의 유혹 속에 폭넓은 전선을 넓히며 온존하고, 이 정도면, 이라는 우리 마음 속 나태와 타협 속에 온존한다.

 

30주기를 맞아 그러한 우리의 성과와 현재를 냉엄하게 돌 아보기 위해 이 시집을 준비했다. 준비에 힘쓴 전국노동자문 학회 일꾼들과 이에 공명하여 동조해준 여러 시인들, 그리고 흔쾌히 출판을 맞아 준 갈무리에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전태일의 정신은 다름 아닌 '너는 나의 나다'라는 전일한 인간정신의 불같은 실천에 있었다. 그 정신으로 이제 다시 '다 못 굴린 덩이를' 밀고 자신이 선 곳곳에서 우리 사회의 노역 같은 삶을 종식하자. '역사의 기관차에 유임승차하자.' 전태일, 그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고, 우리의 삶 역시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2000년 11월 1일 전태일열사 30주기 추모사업위원회 전국노동자문학회 편집위원회 드림

 

 

전국노동자문학회 소개

 

전국노동자문학회는 1988년 생선 이후 13년째 전국 각지의 청년들이 자기 지역에 모여 건강한 삶으로서의 문학을 지향하고 실천하는 문학모임의 연대 기구입니다. 

 

 

목차

 

서문

 

제1부

일터에서

 

제2부

삶터에서

 

제3부

꿈과 투쟁

 

제4부

전태일

 

발문

지역 노동자 문학회 주소

참여 시인

 

 

책 정보

 

2000.11.7 출간 l 128x210mm, 무선제본 l 마이노리티시선8

정가 5,000원 | 쪽수 172쪽 | ISBN 89-86114-3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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