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소개
표성배 시인의 시는 곧은 소리다. 홀로 떨어져 부서지지만, 그 부서짐은 다시 곧은 소리로 살아나 다른 곧은 소리를 부르고 있다. 곧지만, 쇠소리가 나지 않고 다른 이의 마음속 곧은 소리를 부르는 시. 노동자가 낡은 기계 부속품처럼 버려지는 시대. 종이 한 장으로 하나의 가정이 무너지는 시대.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일어나 사람을 불러야하는 시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곧은 소리가 필요한 시대. 이 시집의 시들은 바로 이 시대의 곧은 소리다. ― 남두현(문학평론가)
후기
몇 년 사이,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반 이상 줄었다. 동료들이 반 이상 줄어도 공장은 줄어들지 않았다. 어제 돌아가던 기계는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다. 물건들은 변함없이 잘 포장되어 공장 정문을 나가고 있다. 함께 땀흘렸던 그들은 어디서 땀내 나는 작업복을 챙기고 있을까?
적어도 이 땅에서는 노동이 신성하고 아름답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오늘 하루 몇 개의 공장이 문을 닫고 몇 명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리어 머리띠를 묶고 눈에 핏발을 세운 처절함만이 유령처럼 떠도는 공단하늘 밑에서, 우리들 아름다운 미래를 설계하고 주춧돌을 놓기란 얼마나 허황된 일인가?
여기 실린 시들은 십여 년 동안 붙잡고 놓지 않았던 것들이다. 이 책이 현장에서 일하는 여러 동지들에게 편안하게 읽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일일이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흔들릴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 준 '객토문학' 동인들, 내 사는 모습이 늘 불안하게만 보이는 부모님, 못난 남편을 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정홍이 형, 남두현 선생님, 기꺼이 책을 출판해 준 갈무리 식구들, 특히 노동현장에서 함께 부대끼며 글을 쓸 수 있도록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2001년 9월 공단하늘 밑에서
표성배
시인 소개
표성배
1966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남.
1995년 제 6회 <마창노련 문학상> 받음.
현재 <객토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며 창원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함.
목차
제1부 끝없는 길
창문 외
제2부 아침 햇살이 그립다
알침 햇살이 그립다 외
제3부 공단하늘
공단하늘1 외
제4부 겨울문턱에서
비오는 날 외
발문
후기
책 정보
2001.9.29 출간 l 128x210mm, 무선제본 l 마이노리티시선12
정가 5,000원 | 쪽수 152쪽 | ISBN 978-89-86114-41-0
구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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