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몸에서 김이 난다

신은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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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종이 위에 시를 쓰지 않는다. 풀잎과 강물, 벽과 거리,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내면의 미궁 등 삶의 수많은 지면 위에 쓴다. 이 구체적이면서 추상적인 삶의 지면에 시인은 자신의 기억과 운명과 깨달음을 정성스레 쓴다. 마치 경전에 글자 하나를 새길 때마다 부처님께 절을 올렸다는 옛 목공의 마음과 다를 것이 없다.” ― 김수이 문학평론가

 

 

책의 내용 소개

 

이 시집은, 삼년 전 첫 시집 『늦게 핀 꽃』(도서출판 경남)을 낸 후 두 번째 시집으로 공장에서 쓴 시가 아닌 농촌에서 쓴 시들입니다. 공장에서 쓴 시와 농촌에서 쓴 시의 닮은 점을 들라면 일하는 사람들이 쓴 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 유행처럼 농촌시가 많이 쓰여지고 읽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맥이 끊기다시피 한 농촌시지만 유명한 농촌시인을 들라면 아마 김용택, 고재종 시인을 누구나 먼저 얘기하리란 생각이 드네요.

저는 문학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농촌에서 자라 농촌에 시집온 아낙으로 제 주위의 기쁨과 슬픔과 아픔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시를 공부하고 쓰게 되었습니다. 농촌시를 쓰는 여성 시인은 누굴까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제가 몰라서인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네요. 농촌이라면 왠지 포근한 어머니 품 같아 모성으로 풀어 쓸 소재가 아주 많습니다.

제 두 번째 시집 『젖은 몸에서 김이 난다』는 모두 5부 71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부는 중년의 허허로움을, 제2부는 사람 사는 얘기로, 제3부는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 남편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집첩 같은 시, 제4부는 돼지와 개를 키우며 쓴 시, 제5부는 농촌 이웃들의 모습을 담은 시들입니다.

제 시의 특징을 들어보라면 먼저 제 시엔 마침표가 없습니다. 제 시는 앞으로도 계속 쓰여질 것이며 또한 닫히지 않고 열린 세상을 바라보며 쓴 시라 일부러 마침표를 쓰지 않습니다. 또 특징을 들어보라면 시어가 힘이 차다는 점일 것입니다. 제 첫 시집 『늦게 핀 꽃』을 읽은 독자가 남자인 줄 알았다나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밭을 가는 농부 근성이 제 시집에는 있습니다. 힘차면서도 곳곳에 따뜻이 감싸 안는 모성애 가득 담은 시집이 ‘젖은 몸에서 김이 난다’라 한다면 지나친 자화자찬일까요?

신은립

 

 

추천사

 

휘황한 서울의 밤거리에서 꽃잎처럼 흩날리는 명함을 보며 웃던 기억이 있다.

‘ᄋᄋ나이트클럽 주임 돼지 엄마, 확실하게 모시겠습니다’

청도면 고법농장에 가면 원조 ‘돼지 엄마’가 살고 있다. 그녀를 이제는 ‘대지 엄마’라 부르고 싶어진다. “내 몸을 포기나누기”한 자식들에게 “끝없이 퍼 주”어 배가 고프다는, “뭘 키워 떠나보내는 것”에는 도가 트였다는, 대지를 닮아가는 그 여자.

이 시집에 차곡차곡 쟁여진 시들도 ‘대지 엄마’ 그녀의 품에서 잘 여문 열매들이며 건강한 자식들에 다름 아니다.

고증식(시인)

 

신은립 시인의 세계를 향한 시야는 그다지 넓지 않다. 아니 좁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늘 삶의 터전인 집안에서 그가 직접 손에 양수를 묻히며 받아내는 새끼돼지와 강아지들, 그리고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기도 하는 남편을 비롯한 식구들에 한정되어 있다. 눈을 조금 더 크게 떠본들 그의 눈에 들어오는 시의 대상은 그의 마을 고샅길에서 만나는 이웃 정도가 고작이기 마련이다. 그의 시야가 이처럼 좁다는 것은 스스로 시의 한계를 옹색하게도 하려니와, 바로 이 점이 또한 그의 시를 한없이 섬세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미덕으로 보아주어도 무방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실제 가녀린 버들잎 같은 실눈을 가진 그의 시선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독자 또한 그의 온화한 실눈이 포착해내는 작은 세계에 접어들어 따뜻하게 녹아버리면 그만이다.

오인태(시인, 경남작가회의 회장)

 

‘오뉴월 고무장화’를 읽으면서, 어쩌면 이렇듯 대번에 수현 님의 마음을 읽어내어 내 코끝을 찡하게 만들어버릴까 생각해 봤다. 일하는 사람만이 젖은 고무장화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리라. ‘입춘’에서 보듯, 어미소와 호흡을 맞춰 송아지의 발을 세상으로 잡아당기는 그는 산파이다. 일 속에서 시를 끌어내는 산파. 나는 흉내내지 못한다.

이응인(시인)

 

 

시인 소개

 

1956년 경남 밀양시 부북면 후사포리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밀양시 청도면에서 흑돼지를 키우고 있다.

2000년 경남작가로 등단하였고 <농어촌주부문학회>, <밀양문학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다.

시집으로 『늦게 핀 꽃』(도서출판 경남, 2002)이 있다.

홈페이지 http://my.netian.com/~ston9066/

 

 

목차

 

제1부

 

소만 지나 비 그친 뒤

홍수

다시 해운대

눈은 내리고

포장마차에서

아이들 자라 집 떠나고

암탉

어미가 된다는 것

눈에 밟히는

부고가 와도 놀라지 않을

미안해

여행용 티슈

한겨울 빨간 꽃이

 

제2부

 

영남루 다리 위에서

나무가 있는 풍경

내일동 뒷골목에서

밀양 장날

은행나무 아래서

옛 집 헐며

오뉴월 고무장화

병아리를 옮기고

복이 언니

안내원

남명댁

남명댁 휴가

가을 편지

묵언정진

넌 밤에 뭐하니

우포늪

 

제3부

 

경대 산수유꽃

밥상에 앉아

모임 끝나면

아들 녀석 끌어안고

가난한 밥상

잔소리를 랩음악으로

아들아

누굴 닮았나

아버지

어머니

후사포리 61번지

말싸움

부부는

사이

 

제4부

 

새끼 돼지 받는 밤

설날 밤 

어느 변강쇠가

고법농장 아침

저물 녘

누구 덕에

강아지 젖떼기

개밥그릇

누구에게 물어볼까

잃어버린 시

밥맛

아무도 모르리

젖뗀 돼지

돼지막에 톱밥 까는 날

 

제5부

 

기가 차서

원추리

만나는 사람마다

청도 아이들

흔들고 싶다

어떤 광고

파업이 부럽다

입춘

설날

이웃

편하다

오월 아침

밭에서

무너져 내린 농촌 들녘에 서서

 

 

책 정보

 

2005.4.18 출간 l 128x210mm, 무선제본 l 마이노리티시선22

정가 6,000원 | 쪽수 128쪽 | ISBN 978898611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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