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26.09.23] 빼앗긴 삶의 자리에 다시 ‘우리’를 세우는 법 / 성일권 에디터 기사 원문 보기 : https://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58 세계는 충분히 풍요로워졌지만, 삶은 오히려 가난해졌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으나 돌봄은 위기에 빠졌고, 생산성은 높아졌지만 노동자는 더 불안해졌다. 숲과 물, 토지는 물론 지식과 감정, 인간관계마저 상품의 언어로 환산된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다고 믿는 체제다. 그것이 소유하지 못하는 것은 쓸모없는 것으로 밀어내거나, 아직 가격이 매겨지지 않은 자원으로 간주한다. 실비아 페데리치(Silvia Federici)의 『세계와 다시 노래하기―페미니즘과 공통장의 정치』는 이러한 세계에 맞서 ‘공통장(commons)’을 제시한다. 여기서 공통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자원이나 공동소유의 토지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삶에 필요한 것을 함께 생산하고 관리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책임을 나누는 사회적 관계다. 따라서 공통장은 이미 존재하는 어떤 ‘것’이라기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실천, 곧 ‘공통장화(commoning)’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