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26.06.07] 병원에서 선택권이 전부가 아니라면 [.txt] / 김준혁(연세대 교수·의료윤리학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262228.html 또, 환자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말이 책임 전가로 오용될 때가 많아졌어요. 의료를 시장에서의 소비와 동일시한 다음, 물건 산 사람이 골랐으면 책임지는 것과 동일하게 의료에서도 “선택”한 환자가 책임을 다 진다는 식인 거예요. 이런 선택들이 21세기, 우리가 마주한 의료를 설명하기엔 불충분하다고 전 생각해요. 선택권은 환자를 침묵에서 구하는 데 필요합니다. 하지만 질병과 함께 사는 일은 선택의 순간보다 훨씬 길고 복잡하지요. 다행히, 이 지점을 잘 풀어서 설명해준 책이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의료인류학자 아네마리 몰이 저술한 ‘돌봄의 논리’라는 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돌봄은 병든 몸과 생활을 계속 맞추어 가는 의료의 실천입니다. 즉, 이 책은 제가 한참 설명한 “선택의 논리”가 더는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지점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