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24.01.12] ‘신의 초월성’은 ‘주체의 탈중심화’와 어떻게 만나는가 / 고명섭 기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124078.html 19세기 이후 서구 사상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가 세속화 곧 탈기독교화다. 마르크스·니체·프로이트 같은 이들이 탈기독교화를 이끈 대표적인 사상가들이다. 이 ‘의심의 대가들’이 이끈 세속화 운동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탈근대주의(포스트모더니즘)를 낳았다. 탈근대주의의 핵심은 인간중심주의 또는 주체중심주의 비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세속화 운동의 극단에서 역으로 종교적 영성의 복권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운동의 선두에 선 사람 중에 미국 철학자 메롤드 웨스트폴(84)이 있다. 종교철학에 관한 여러 저서를 쓴 웨스트폴은 탈근대사상과 기독교 신학의 새로운 종합의 길을 열고 있는데, ‘초월과 자기-초월’(2004)은 그런 종합의 길을 잘 보여주는 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