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23.07.17] 황우석에서 삼성백혈병, 예수복제까지···자본·민족주의·욕망에 관한 사회학자 김종영의 소설 ‘문두스’ / 김종목 기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s://www.khan.co.kr/culture/scholarship-heritage/article/202307171144011 <문두스>(갈무리)는 여느 소설과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소설을 쓴 이는 사회학자이자 과학기술학자인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김종영이다. 소설 소재는 그간 픽션 영역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 사건과 ‘황빠’다. 삼성백혈병 사건과 반올림 운동, 광부 진폐증 같은 산재 사건도 녹였다. 여성 몸 착취라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민족주의 비판도 빼놓을 수 없다. 상상의 영역에서 주목할 건 ‘예수 복제’라는 소재를 끌어온 점이다. 역사의 대립 인물인 세조와 성삼문도 복제한다. 김종영은 갈무리 개최 작가와의 만남에서 진행한 강연과 교수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2005년 황우석 사태와 황빠(열렬한 황우석 지지자) 현상을 연구하다 ‘21세기 파우스트’를 쓰리라 결심했다고 한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악마와 영혼의 거래’를 한 ‘파우스트적 거래’로 널리 알려진 허구 인물이다. 김종영은 황우석을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영혼까지 판 우리 시대의 파우스트”로 여긴다. 파우스트의 21세기 버전은 “직접 신이 되려는” 존재이기도 하다. 황우석이 교통사고로 척수 장애를 앓던 소년에게 ‘반드시 걷게 해 주겠다’고 약속한 점 등을 들며 “사회과학적 언어의 논문에 이걸 쓸 수는 없었다”고 말한다. 출간 시기와 맞물려 나온 넷플릭스 다큐 <킹 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엔 소년의 아버지인 목사 김제언과 황우석이 교회에서 재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2005년 7월 26일 열린 KBS <열린음악회> 녹화 때도 “휠체어 댄스를 선보인 강원래를 벌떡 일으켜 과거의 화려한 몸놀림을 다음 ‘열린음악회’에서는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종영은 “호모 데우스(신적 존재)를 꿈꾸지만 호모 데멘스(미친 존재)”에 관한 드라마를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