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2022.10.06]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에 에일리언이다 / 이종근 기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sjbnews.com/news/news.php?number=758638 에일리언 현상학, 혹은 사물의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지은이 이언 보고스트, 옮긴이 김효진, 출판 갈무리)'는‘객체’와 ‘사물’이라는 낱말을 ‘단위체’(unit)로 교체할 것을 제안한다. 보고스트에 따르면 객체는 주체를 즉시 떠올리게 하는 문제점이 있고, 사물은 기업이나 도시, 국가 같은 존재자들을 무시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까닭에 보고스트는 독자적인 실재를 갖춘 존재자를 가리키는 데에는 단위체라는 낱말이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개별적이고 독특한 체계로서의 단위체는 다른 단위체들이 회집하여 이루어진 하나의 우주이면서 더 큰 단위체의 부분을 이룬다. 나아가 보고스트는 우연히 미약하게 결합된 이들 단위체가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단위조작’(unit operation)이라고 부른다. 이런 견지에서 모든 단위체는 다양한 단위체가 압축적으로 회집된 하나의 통일된 단위체이며, 팽창하면 이들 구성 단위체들이 하나의 우주처럼 펼쳐진다.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에 에일리언이다. 이 책에서 보고스트는 단위체 혹은 사물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에일리언 현상학’을 ‘사물들의 우주’를 이해하는 한 가지 분석 형태로서 제안한다. 보고스트는 이를 통해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넘어서 ‘사물 자체’로 나아가기를 요청한다. 에일리언 현상학은 사물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경험이 어떠한 것인지’ 물음으로써 사물의 경험 세계를 사물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에일리언 현상학은 ‘사물의 은밀한 삶’을 드러내는 접근법이다. 특히, 자신의 에일리언 현상학을 실용적인 사변적 실재론이라고 공언하는 대로, 보고스트는 그 접근법의 세 가지 실천 전략, 즉 존재도학, 비유주의 그리고 공작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