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22.08.05] 사회를 철회시킨 시장의 야만, ‘생명경제’에 있다 / 최원형 기자 기사 원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53611.html 2005년 황우석의 줄기세포 연구 관련 사건은 생명까지도 도구화하는 ‘생명경제’의 위험성에 대응하여 ‘생명윤리’를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제약·약물 개발 과정의 임상시험이나 정자·난자 거래 및 수태 대리모 거래 등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삼는 ‘시장’은 한껏 그 덩치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과연 생명윤리란 개념만으로 ‘바이오주’를 놓고 꿈틀대는 열망과 기대, 그리고 ‘꿀알바’라며 임상시험에 몸을 대는 청년들을 설명해낼 수 있는가.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 사회학과의 두 사회학자 멜린다 쿠퍼와 캐서린 월드비는 2014년에 내놓은 책 <임상노동>에서 자신의 신체를 걸고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보상을 받는 것을 ‘임상노동’, 곧 노동으로 규정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실험적 약물 소비의 체내 경험, 호르몬 변화, 어느 정도의 침습적 생의학 과정, 사정, 조직 추출, 임신으로 구성된다.” 임상노동 규정의 주요 목표는 자본주의의 진행 과정에서 ‘포스트포드주의’가 이끈 거대한 전환의 민낯을 드러내는 데 있다.